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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한달새 기업어음 7000억 찍은 이유 "하이닉스 인수때 빌린 단기차입 상환, 이달 중 CP 모두 갚을 것"

황철 기자공개 2012-06-08 08:06:20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8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최근 한달새 기업어음(CP)을 7000억 원 어치나 발행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SK하이닉스(구,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늘어난 단기대출을 상환하는 등 차입구조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SK텔레콤은 SK하이닉스 인수를 전후해 장·단기를 막론하고 자금조달에 바빴다. 은행권 신디케이트론을 통한 인수금융 외에도 보유 유동성을 1조원 이상 소진했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은행권에서 5000억 원을 단기차입하고 최근 기업어음을 7000억 원이나 발행한 것도 그 때문이다.

SK텔레콤은 또 지난해 12월에는 2년 9개월만에 국내 채권시장에서 원화 회사채를 발행했다. 비슷한 시기에 사모로 외화 변동금리부사채를 포함해 6500억 원 어치의 채권을 찍었다.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스위스 채권시장에서 3700억 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 인수금융 외 5000억 원 단기대출, CP로 상환

SK텔레콤은 올해 2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만기 1년 짜리 대출로 총 5000억 원을 빌렸다. 만기가 내년 2월 14일 도래해 그대로 둘 경우 올해 연말 재무제표에 단기차입금이 기록될 것이었다.

SK텔레콤이 연말 결산에 잡힐 단기차입금을 집행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만기 1개월 이내 CP로 자금수지를 맞춘 적은 있지만 연말 기준 단기차입금을 남겨 놓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SK텔레콤이 5월에 7000억 원이나 CP를 발행한 것은 이 단기차입금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었다. 7000억 원 중 5000억 원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빌린 차입금을 갚는데 썼다.

금리면에서도 CP가 더 낮아 유리했다. SK텔레콤이 CP를 발행한 것은 지난해 7월 3개월 동안 4000억 원을 발행한 지 10개월 만의 일이다.

SK텔레콤의 이 같은 행보는 물론 SK하이닉스 인수 후 유동성 상황이 일시적으로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2월 옛 하이닉스반도체를 3조3747억 원에 사들였다. 당시 은행권 신디케이트론으로 2조 원을 마련했고 자체자금 1조3747억 원을 보탰다.

당시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중에는 지난해 12월 발행한 3000억 원의 원화채와 사모 외화채권(2억5000만 US 달러, 6500만 싱가폴달러) 약 3500억 원이 포함돼 있다.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마련할만큼 했지만 인수대금을 치르고 나면 남는 돈이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이 때문에 국내외 금융시장에서 추가 조달이 불가피했다. 2월 집행한 금융권 단기대출 5000억 원도 하이닉스 인수금융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그 결과 SK텔레콤 총차입금은 3월말 6조1548억 원으로 지난해 연말 3조7505억 원에 비해 불과 3개월만에 2조4043억 원이나 증가했다. 순차입금만 4조7861억 원으로 연말(2조2274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 CP, 재무적 변화 때마다 적극 활용

SK텔레콤은 이달 스위스에서 발행한 채권 자금이 들어오는 대로 기업어음 7000억 원을 모두 상환할 계획이다. 반기 결산에서도 단기차입금이 기록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SK텔레콤 자금팀 관계자는 "단기차입금을 갚고 남은 CP 2000억 원은 스위스프랑채권 자금이 들어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스위스프랑채권 발행자금 3700억 원과 내부 유보자금으로 기업어음 7000억 원을 모두 갚을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이번 기업어음 발행은 하이닉스 인수 이후 현금 유출을 최소화하면서 지표상 추가적 재무부담을 늘리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파악할 수 있다. 만기를 모두 반기말 이전으로 맞춘 것 역시 결산기 일시 상환을 통해 재무제표 상 차입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7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물량이긴 하지만 SK텔레콤의 영업규모와 신인도를 감안하면 언제든 조달과 상환을 되풀이할 수 있는 수준이다. CP는 대표적 사모성 조달로 차입 확대에 따른 대외 평판 악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적극적 외부수혈을 통해 여전히 1조원을 훌쩍 넘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가용현금흐름이 좋지 않은 편이다. 3월말 재무적가용현금흐름(ACF)은 마이너스(-) 2조원을 상회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인수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 하더라도 최대한 유동성 유출을 막을 필요가 있다. 국내 최고 신용등급(AAA) 기업에 걸맞는 재무지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CP 등을 활용해 결산기만이라도 가시적 효과를 보여주는 것 또한 중요하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의 경우 재무적으로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기업어음을 징검다리로 활용해 단기유동성을 보충해 왔다"며 "매달 수천억원의 고정적인 운영자금이 필요해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결산기 이후 지속적으로 만기가 짧은 CP를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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