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동부건설, BW 주관사 솔로몬證 선정 배경은? 동양證에 타진했지만 '난색'..차선으로 중소형사 인수단 구성

한형주 기자공개 2012-06-11 15:48:08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1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솔로몬투자증권이 동부건설의 800억 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대표 주관사로 선정된 배경에 투자은행(IB)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수단이 동부증권, 유진·하이·LIG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로 구성된 점, 과거 1000억 원 규모 동부건설 BW 발행을 주관해 청약 흥행을 이끈 동양증권이 참여하지 않은 점도 이목을 끈다.

업계에선 덩치 큰 증권사들이 BW 발행 참여를 꺼리다보니 동부건설이 별 수 없이 중소형사들에 SOS를 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오는 20~21일로 예정된 일반 공모 청약의 흥행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같은 배경이다.

동부건설로부터 자금 조달 제안서(RFP)를 받았다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11일 "(동부건설의) 액면가가 5000원인데 현 주가가 3800원에도 못 미친다면 인수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동부건설, 동양證에도 손 내밀었지만…

동양증권은 지난해 11월 동부건설 BW 일반 공모에서 22대 1의 청약 경쟁을 이끈 경험이 있다. 건설경기 불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한 결과라는 평을 얻었다.

따라서 동부건설이 이번 BW 발행을 검토하면서 동양증권에도 RFP를 발송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동양증권 측에서 이런 저런 이유를 들며 난색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내부 회의를 통해 '굳이 리스크를 안고 이번 딜에 뛰어들 필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 최근 동양그룹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은데다 더 이상 리테일 수요로 소화하는 게 여의치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동부건설의 1000억 원 규모 BW 발행 당시 투자자들은 주가가 4900원대로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가(5000원)를 밑돌았음에도 올해 주가 회복 기대감에 베팅했다. 하지만 현 주가는 그보다 1000원가량 더 떨어진 상황. 800억 원 규모 BW 일반 공모 참여자들의 투자 부담이 더 큰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 입장에서 동부건설의 현재 신용등급(BBB)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개인들이 어떻게 나올 지가 관건"이라며 "현재로선 이들에게도 '시장에 워낙 딜이 없다'는 점만이 호재"라고 진단했다.

◇동부건설, 동양證 수수료 비싸 배제했다?

동부건설 내에선 동양증권이 지나치게 높은 수수료를 요구한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동부건설이 처한 현 상황에서 BW 발행수수료가 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주식연계증권(ELB) 수수료율은 시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밖에 없고, 딜의 성공 가능성이나 리스크가 커질 수록 올라가는게 당연하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수수료율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이지만 ELB를 진행할 때 대략 2% 내외에서 결정된다"며 "이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높은 편이 아니고, 동부건설 측에 무리한 수수료를 요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양증권이 과거 동부건설 BW 발행에 참여할 당시 적용한 대표 주관 수수료율은 1.3%였다. 여기에 동양증권이 동부건설의 전체 BW 발행 물량(1000억 원) 중 70%를 인수하면서 받은 수수료를 합치면 2%가량이다.

인수단에 참여한 한 증권사 관계자도 "동양증권이 특별히 비싼 수수료를 받는 것 같진 않다"며 "동부건설 측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왜 솔로몬證인가

증권업계 큰 손 잡기에 실패한 동부건설은 결국 중소형사인 솔로몬투자증권으로 눈을 돌렸다. 솔로몬증권의 최근 주식자본시장(ECM) 트랙레코드로만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선택이다.

2010년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솔로몬증권은 전체 ECM 주관 순위에서 38개 증권사 중 33위(200억 원, 1건), ECM 인수 부문에선 42개사 중 32위(362억 원, 2건)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유상증자·BW 주관 실적은 전무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ECM 주관 순위는 37개사 중 22위(547억 원, 2건), ECM 인수 순위는 38개사 중 18위(1473억 원, 5건)로 금액과 건수 모두 향상됐다.

이같은 개선세는 솔로몬증권이 지난 2년 간 외부 IB 인력을 꾸준히 영입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솔로몬 내에서 ECM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2부 인원은 총 11명. 이 중 절반 이상이 2010년 유진투자증권에서 넘어 온 인력이다. 부서장인 조기철 상무보도 유진증권 출신이다.

솔로몬증권 관계자는 "유진증권에서 유상증자 등 ECM 딜을 가장 활발히 진행했던 팀이 통째로 솔로몬으로 이동했다"며 "당시 리그테이블에 제대로 반영되진 않았지만 주관·모집주선 분야에서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솔로몬은 지난해 1월 동부건설의 400억 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주관한 데 이어 3월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회사채 판매에 나서는 등 인연을 쌓으며 실사 능력을 인정받았다. 불과 두 달 전 동부제철 회사채 발행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인수금액(200억 원)이 동부·유진증권 등 인수단 내 다른 참여자들과 같은데도 대표 주관사로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clip20120611131621

주관사 자질과 무관하게 이번 딜에서 투자자 참여를 가장 망설이게 하는 부분은 인수단에 IB업계 비(非)주류 증권사 5곳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실권주 발행 시 위험을 분산한다는 전략인데, 인수단 스스로도 흥행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인수단 관계자는 "6월 장도 안 좋고 건설업종이다보니 부정적 시각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해 공모 때 성공 사례도 있고 동부건설 자체 부실률이 업종 내에서 낮은 편임을 감안, 나쁘지 않다고 판단해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실권 물량을 안고 가더라도 큰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