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철회한 오일뱅크, 2분기 실적전망 어떻길래 유가 하락·환율 상승 악재…이란산 원유도입 막혀 향후 전망도 '우울'
안경주 기자공개 2012-06-18 14:28:36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8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그동안 추진해왔던 기업공개(IPO)를 전격 철회했다. IPO 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으로부터 '정유업계 상황이 좋지 않아 지금 상장하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상장 철회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현대오일뱅크의 IPO 철회 결정을 두고 시장에선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는 반응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일정을 잇따라 미루자 상장 철회 가능성이 이미 제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안 좋을 것으로 추정돼 왔다"면서 "IPO에 대한 리스크가 클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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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44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38.7% 줄었다. 특히 석유화학 신사업 투자로 금융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순이익은 78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64.1% 줄었다. 지난해 1분기 금융비용은 59억 원이었지만 올해는 495억 원으로 급증했다.
문제는 2분기 실적 전망도 좋지 못하는데 있다. 특히 국제 유가가 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3월 중순 배럴당 124달러까지 올랐던 국제유가는 현재 30달러 가까이 급락해 10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지난 15일 싱가포르 시장에서 거래된 두바이 원유 가격은 배럴당 96.66달러(현물가격 기준)로, 한 달에 10달러씩 내려 앉았다.
지난달부턴 환율까지 오름세로 돌아서 원가 부담까지 커지는 추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를 사고, 배로 운송해 정제하는 과정을 거치면 매입에서 판매까지 1~2개월 시차가 생긴다"면서 "최근 중동에서 매입한 원유 가격보다 휘발유 등 제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영업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환율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커지는데다 환차손까지 발생해 수익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최근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경영목표를 재점검하고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차원에서 비상대책을 실행한 것도 이같은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사업본부별로 절감 목표를 수립하는 한편 소비성 및 통제 가능한 예산에 대해서는 최대 20%까지 절감키로 했다
◇이란산 원유도입에 발목 잡히다
이란산 원유 도입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현대오일뱅크가 수입하는 원유 중 이란산 비중은 20%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높다. 배럴당 2달러 가량 싼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면 수익성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이 이란산 원유를 수송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유럽계 보험사의 재보험 서비스를 다음달 1일부터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원유 수입 중단 가능성이 커졌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란 쪽에서 들여오는 원유가 다른 정유사보다 2배 가량 많았기 때문에 이란 사태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면서 "원유 수입이 중단되는 3분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오는 3분기부터 예정된 사업을 위해 자금조달에 나서야 하는 점도 재무적으로 부담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월부터 저유소 사업과 윤활기유 사업 등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추가 현금조달이 필수적이다. 최근 사모투자펀드(PEF)를 통해 저유소 '현대오일터미널' 사업에 대한 비용 330억 원 조달에 성공했지만 총 공사비 900억 원에는 못 미친다. 또 쉘(Shell)사와 합작으로 추진하는 윤활기유 사업도 오는 10월부터 공장건설에 나설 예정이어서 자금여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다 금융위기 영향으로 급락세로 돌변해 실적이 고꾸라졌던 지난 2008~2009년과 비슷한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이미 지난 1분기에만 유산스(Usance) 증가로 인한 단기차입금이 5600억 원 가량 늘어나는 등 재무적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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