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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본입찰 후 가격수정 제안…롯데는 거부 2007년 석패 후 재도전…수정가 주당 8만 원 이상으로 롯데 눌러

박준식 기자공개 2012-06-24 22:10:43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4일 22: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으로 넘어갈 것 같던 하이마트 인수전의 승리를 MBK파트너스가 거머쥐게 되자 그 배경에 시장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은 국내 유통업계의 공룡인데다, 실탄 동원능력이 뛰어나 사모투자펀드인 MBK가 넘어서기에는 어려운 벽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은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MBK는 지난 20일 본 입찰에서는 면밀한 자체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당 8만 원(65.25% 기준 약 1조2323억 원) 이하의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마트의 성장성에는 의문이 없지만 최근 선종구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불거지고 지난 1분기 실적이 하향세를 그린 것에 적잖은 우려를 가진 게 공격적인 베팅을 하지 못한 이유로 풀이된다.

MBK는 그러나 본 입찰 이후 롯데와 칼라일 등이 주춤하는 사이 가격을 수정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자들이 꾸물거리는 동안 매각 측의 이해를 파악해 좀 더 경쟁력 있는 제안을 내놓은 것이다. MBK의 최종 제안 가격은 이번 거래의 3대 주체인 유진그룹과 선종구 전 회장, H&Q AP가 주주 간 계약에서 맺은 주당 8만2000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 입장에서는 통 큰 베팅이지만 거래에 롯데라는 무시하지 못 할 경쟁자가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이 같은 신속한 움직임이 성공요인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MBK가 민첩하게 행동한 것과 달리 유력한 후보였던 롯데는 기존의 보수적인 태도를 고수했다. 롯데는 당초 인수전의 다크호스로 여겨지던 SK네트웍스가 본 입찰 포기를 선언하고,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까지 중도이탈하자 경쟁구도가 자신들에 유리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주당 7만 원대의 가격을 제안했다. 롯데는 지난 20일 본 입찰 이후 매각 측으로부터 기존 제안가격에는 거래를 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수취했지만 이후에도 가격 수정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와 함께 본 입찰에 다른 경쟁자로 참여한 칼라일은 이번 인수전에서 사실상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매각 측은 칼라일의 제안 가격이 기대보다 낮은 수준이 아니었지만 이들이 함께 제출한 인수금융 조달증빙이 확약서(LOC) 형태가 아닌 의향서(LOI) 수준에 머문 것에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 서울 사무소는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한국외환은행과 인수금융 조달 협의를 거쳤지만 이는 구두협의 수준에 그쳤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거래의 승자가 된 MBK는 지난 2007년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가 경영권 매각 딜을 추진할 당시 최종 후보로 참여해 유진그룹, GS그룹 등과 자웅을 겨뤘었다. 당시 최종 입찰에서 유진그룹에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에도 하이마트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꾸준한 모니터링을 해왔다. MBK는 이를 바탕으로 선종구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로 인해 GS그룹과 KKR 등 다른 후보들이 인수를 포기할 때에도 하이마트 성장에 대한 확신을 버리지 않고 본 입찰에 참여했다.

MBK는 지난해 하이마트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올 초 재매각이 결정되는 과정을 지켜봤고 이로 인해 주가가 하락한 것은 본질적인 가치와 관련이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거래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핵심운용자가 일반적인 가치판단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MBK는 다소 공격적인 베팅을 해서라도 하이마트를 차지할 가치가 있다고 여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BK의 핵심 운용역인 윤종하, 부재연 파트너 등은 김병주 회장과 함께 과거 칼라일 시절부터 한미은행과 하나로텔레콤 등의 바이아웃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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