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펀드, '삼성' 후광효과 먹힐까 국내 펀딩에 주력...'현역' 아닌데다 실적 부재로 쉽지 않을 듯
민경문 기자공개 2012-06-25 14:22:57
이 기사는 2012년 06월 25일 14: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케이더인베스트먼트, 이른바 ‘이기태 펀드'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일까.케이더는 경쟁 후보가 외국계 가전회사이거나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국내 전략적 투자자(SI)라는 점에서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 판단내린 듯 하다. 관건은 삼성전자 CEO 출신이란 후광 효과가 과연 국내 기관 투자자들에 얼마나 어필할 지 여부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케이더인베스트먼트(ktheinvestment)라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를 설립하고 지난달 31일 대우일렉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경쟁자는 삼라마이더스(SM)그룹, 독일 보쉬지멘스, 스웨덴 일렉트로룩스 등 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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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상무는 지난해 대우일렉 인수전에서 이란계 가전업체인 엔텍합 인더스트리얼 그룹(Entekhab Industrial Group)을 자문한 인물이다.
당시 엔텍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까지 이끌었지만 막판 자금 조달에 발목이 잡히며 거래를 접어야 했다. 대우증권에서 창업투자사인 매그넘벤처캐피탈에 둥지를 튼 이후 대우일렉 인수를 다시 준비하면서 그가 가장 고민했던 것도 ‘펀딩'이었다. 5번의 매각 작업을 거치면서 회사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인수 가액이 3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2~3년 전 비즈니스를 통해 알게 된 이 전 회장과 손을 잡은 것도 결국 펀딩을 위한 포석이었다. ‘애니콜'을 통해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휴대폰 업체로 거듭나게 한 이 전 회장의 브랜드 가치가 유한책임투자자(LP)들에 충분히 어필할 것으로 보았다. 실제 그는 이 전 회장을 대동하고 국내 대형 LP들을 대상으로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퇴직 이후 연세대에서 미래융합기술연구소장을 역임했으나 올해 4월 개인 사업을 해보겠다는 뜻을 밝히며 물러난 상태다. 이미 지난해 코스닥업체 KJ프리텍에 41억 원을 투자했던 그는 올해 들어 10억 원을 들여 모바일솔루션업체 인스프리트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이 '현역'이 아닌 데다가 퇴직 이후 몇 번의 투자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은 LP들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65세인 그가 향후 대우일렉에 실질적인 도움을 얼마나 제공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케이더인베스트먼트가 대우일렉을 인수한다 해도 이 전 회장이 직접 대우일렉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회장 측은 일단 펀딩만 성공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모습이다. 일렉트로룩스와 보쉬지멘스는 외국계로서 대우일렉을 단순히 생산거점으로만 활용하려는 전략 인만큼 임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들에 피인수될 경우 광주 공장 폐쇄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유럽 회사로서 현지 재정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입찰 가격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는 부분이다. 지난해 대우일렉 입찰에서 일렉트로룩스의 경우 자체적으로 준비한 자금이 고작 1000억 원에 그쳤던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 회사인 삼라마이더스(SM)그룹 역시 TK케미칼(옛 동국무역) 외에 마땅히 수익을 내는 계열사가 없는 만큼 해볼 만한 상대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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