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채권도 CP도 'Big'…올해 1.2조 차입 시장 상황 따라 교차 발행…CP 전량 2년~3년 초장기물
황철 기자공개 2012-07-17 11:01:07
이 기사는 2012년 07월 17일 11: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상선은 올해들어 가장 왕성하게 시장성 조달에 나서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주 차입 수단이던 회사채에 이어 기업어음 시장에서도 빅 이슈어로 등극했다. 올해만 초장기 CP 4000억 원, 회사채 8000억 원 등 총 1조2000억 원을 조달했다.잇따른 시장성 조달은 △차입금 상환 부담 △계열사 유증, M&A에 따른 지분투자 △ 업황 부진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파악된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 인상 등으로 실적은 다소 나아졌지만 넘치는 자금수요에 대처할 정도는 아니다. 해운업황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조달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12일, 만기 3년 장기CP 2000억 추가 발행
현대상선이 또다시 대규모 장기 CP를 발행했다. 12일 2000억 원의 자금을 기업어음 시장에서 마련했다. 만기는 3년으로 회사채나 진배없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만기 2년~3년짜리 장기 CP로만 지난해 9월 이후 8500억 원을 조달하게 됐다. CP 잔액 기준 일반 기업 중 현대중공업 다음으로 많다.
현대상선은 7월3일 회사채 시장에서도 3300억 원을 조달한 바 있다. 올해 누적 채권 발행액은 8000억 원이다. 발전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하면 GS칼텍스의 뒤를 잇는 규모다. 현대상선이 CP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조달에 나선 것은 지난해 9월2일. 만기가 무려 2.5년~3년에 달하는 물량으로 3000억 원을 마련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외에 3년짜리 CP를 발행한 기업은 현대상선이 처음이었다.
|
당시 발행은 회사채에 이어 CP를 시장성 조달의 또다른 축으로 삼은 신호탄이었다. 이때부터 채권 발행은 다소 뜸해졌고 장기 CP가 그 자리를 조금씩 파고들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8월 이후 연말까지 회사채 발행에 나서지 않았다. 대신 9월27일 만기 2년 짜리 CP 1500억 원을 추가 발행했다. 한달 동안 장기 CP로 조달한 자금이 4500억 원에 달한다. 이 자금 대부분은 만기도래채 상환에 직간접적으로 흘러 들어갔다.
현대상선은 같은 해 9월과 11월 각각 883억 원, 1560억 원의 채권 만기를 맞았다. 앞선 7월 회사채 발행 당시 조달이유에 넣긴 했지만 현대상선의 현금흐름을 고려할 때 2~4개월 동안 만기채 상환을 위해 유동성을 비축해 놓았다고 보긴 힘들다. 올해 들어서는 장기 CP와 채권을 번갈아 발행하며 조달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CP 시장에서는 '넘버 2'(누적 잔액 기준), 회사채 시장에서는 3번째 빅 이슈어(SB, 한수원 포함)에 오를 정도로 왕성한 조달 욕구를 드러내고 있다.
시작은 회사채였다. 2월6일 모처럼 2200억 원의 대규모 채권을 찍으며 예전의 조달 행보를 되찾는 듯했다. 3월28일에도 2500억 원을 추가 발행해 만기도래채 차환에 나섰다. 이 때만해도 지난해 9월 이후 추가 CP 발행 소식이 없어 초장기 기업어음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였느냐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채 조달 의지를 꺾고 장기 CP를 발행할 특급 이슈가 발생했다. 바로 수요예측 의무화였다.
◇ 넘치는 자금수요, 7월에만 5300억 원 조달
현대상선은 4월부터 7월까지 만기도래 회사채가 줄줄이 쌓여 있었지만 회사채 발행을 잠정 중단했다. 고위험 업종에 포진한 해운사로서 결과를 가늠할 수 없는 수급 중심의 북-빌딩에 선뜻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 이때부터 다시 대규모 장기 기업어음이 시장에 내놓았다. 4월13일 만기 2년물 CP로 1000억 원을 마련해 만기도래채 상환에 대응했다. 5월2일에는 3년 짜리 초장기물로 1000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 또한 만기도래채 상환에 직간접적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수요에 한계가 있는 장기 CP에만 매달려 회사채 발행을 차일피일 미룰 수는 없었다. 만기도래 차입금도 문제지만 연간 수천억 원의 금융비용, 선박투자 등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반얀트리 인수, 계열사 유상증자 등 지분투자 부담도 큰 상태였다.
|
무엇보다 기록적인 저금리와 풍부한 시장 유동성은 위험 업종에 포진한 대기업에게까지 채권 발행의 문을 활짝 열었다. 한진해운, 한진중공업 등 동종·유사업종 기업도 속속 수요예측을 통해 채권 발행에 나섰다.
결국 현대상선은 7월3일 만기 5년물로 3300억 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직전 발행 때 5년물 표면수익률 6.20%보다 90bp나 낮은 5.30%로 결정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향후 조달에 불리한 쪽으로 나타났다. 시장인식보다 과도하게 낮은 밴드금리로 수요예측 응찰 수량이 전무했다. 투자 수요를 사실상 가늠하지 못하게 되면서 향후 채권 발행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현대상선은 이를 의식한 듯 대규모 채권을 발행한 지 불과 일주일 뒤(영업일 기준)인 12일 기업어음 시장에서 초장기물로 2000억 원을 추가 조달했다. 이로써 현대상선은 올해 만기도래 채권 차환 일정을 모두 마치게 됐다. 하지만 앞으로도 자금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어서 회사채·장기CP의 추가 발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휴마시스, 짐바브웨 리튬 함유 광상 RC드릴링 작업 진행
- [i-point]크라우드웍스, 대한민국 AI 안전컨소시엄 합류
- '존재감 키우는' 김건호, 취임 1년만 삼양그룹 미래 사업 중책
- [캐시플로 모니터]컬리, 미래 성장 위한 안정적 '현금활용법'
- '외형 확장' 빙그레, 지주사 체제로…책임 경영 강화
- [한세실업을 움직이는 사람들]폴 파산트 팀장, 현지 디자인 접목 '키맨'
- 폰드그룹 품 안긴 브랜드유니버스, 정체성 유지 '방점'
- [Red & Blue]'반등 조짐' 자람테크놀로지, '뉴로모픽 컴퓨팅' 진전
- 도드람 런천미트, 동남아 수출 확대 '가속화'
- '범죄피해자 지원' 장재진 오리엔트 회장, 국무총리 표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