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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정주영 엔젤펀드, 본격 투자 점화 전문인력 충원 중...'창업 경진대회' 정치성 논란도

권일운 기자공개 2012-08-01 17:36:48

이 기사는 2012년 08월 01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모태펀드 자조합에 10억 원을 출자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의 운용 주체인 아산나눔재단은 벤처캐피탈 펀드에 출자하는 형태의 간접투자는 물론 초기기업에 대한 직접 투자도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벤처업계와 벤처캐피탈 업계는 대대적인 출범식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의 첫 출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 창업 활성화라는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보다는 현대가(家) 홍보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의심의 눈초리도 이어지고 있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 1000억 원을 위탁 운용하는 하이자산운용은 지난 7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CCVC인큐베이팅투자조합에 10억 원을 출자했다. 모태펀드 1차 출자사업에 선정된 쿨리지코너는 정주영 엔젤투자기금 덕분에 최소 조합 결성 규모(145억 원)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CCVC인큐베이팅투자조합 출자는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이 출범한지 5개월 만에 집행된 첫 투자다. 업계에서는 유한책임투자자(LP) 구하기가 만만치 않은 초기기업 펀드 조성이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점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직접 투자도 병행하겠다고 밝힌 아산나눔재단의 업무 추진 속도가 초기기업 투자 환경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A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초기기업 투자에는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수적인데 아산나눔재단은 1000억 원 중 10억 원을 집행하는 데 5개월을 보낸 셈"이라며 "현대중공업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 출신이 주축이 된 아산나눔재단의 특성상 초기기업 투자 환경에 단기간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의 투자 실적이 지지부진한 배경에는 엔젤투자펀드 전담 운용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아산나눔재단의 상근 직원 20여 명 가운데 엔젤펀드 투자 심사인력은 2명에 불과하다. 이 중 벤처캐피탈 심사역 경험을 갖춘 것은 팀장급 1명이 전부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1000억 원 짜리 펀드를 운용하려면 전문 인력이 4~5명은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초기기업 전문 벤처캐피탈 출신을 비롯한 실무 경험을 갖춘 인력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재단 설립과 엔젤투자기금 조성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불거진 논란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엔젤투자기금 조성을 발표한 시기에 정치적 이벤트가 맞물려 있었다는 점과 실질적인 투자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서 비롯된 논란이다.

논란은 아산나눔재단이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의 딜 소싱(Deal Sourcing) 차원에서 개최한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한층 더 증폭됐다. 전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경진대회 행사장에 정 의원이 거의 매번 참석했고 언론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아산나눔재단은 정 의원의 행보와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정주영 엔젤투자기금의 직접투자 또한 창업경진대회 수상자가 확정되면 이들 기업을 위주로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게 재단 측의 설명이다.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는 "중소기업청과 벤처캐피탈협회는 물론 벤처캐피탈 업계와 논의를 거친 끝에 투자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창업 경진대회가 가장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벤처캐피탈리스트를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진행 중인 정주영 창업경진대회를 직접 찾는다면 우려를 말끔히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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