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사업' 향한 거침없는 행보 계열사 주류 관련 사업 흡수, 맥주사업에 역량 집중
신수아 기자공개 2012-09-13 18:25:08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3일 1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음료업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롯데칠성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롯데그룹 산하의 주류관련 사업들을 속속 집결시키면서 시너지를 위한 '외부 영입'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올초 롯데칠성은 맥주공장 설립을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맥주시장 진출 계획을 알렸다. 롯데칠성은 이에 앞서 두산의 주류부문 인수를 통해 '소주'사업을 영입하고, 롯데 그룹 곳곳에 흩어져있던 와인 사업을 하나로 통합했다. 사케와 위스키, 조리용 술까지 섭렵한 롯데철성에게 남은 것은 오직 '맥주' 뿐 인 상황. 오비맥주 인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를 져버리고 직접 맥주 시장 진출을 선언한 롯데칠성의 앞 날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 주력 음료 사업의 선방, 신생 주류사업 주춤
롯데칠성의 주류사업은 아직 과도기에 머물러있다.
롯데칠성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3.9% 상승한 5942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1.4% 하락한 459억 원에 그쳤다. 음료사업부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9% 늘었지만 주류 부문의 부진이 음료 부문의 선전을 퇴색시켰다.
생산 공장의 개보수 문제로 일시적으로 국내 소주 점유율이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위스키 판매량이 전년 대비 3%가량 빠지며 주류 사업부의 매출 부진을 야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올 초 '알칼리 환원수'가 건강에 해롭다는 루머로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입었다. 이로인해 판촉비가 지난해 상반기 대비 380억 원(2분기 220억 원)가량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처음처럼'의 시장점유율은 약 15%로, 50%에 육박하는 하이트진로에 한참 못미친다.
업계의 관계자는 "주류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1% 올리기 위해선 수백 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시장점유율이 1% 하락하면, 매출은 거의 5%가량이 빠지기 때문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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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주에서 와인, 맥주에 이르기까지 주류 포트폴리오 다변화
롯데칠성은 날씨와 가격에 민감한 음료시장의 한계를 보완하고 사업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주류사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롯데칠성음료가 본격적으로 주류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두산의 주류사업부문인 '두산주류 BG'를 인수하면서 부터다. 5000억 원을 들여 '처음처럼'을 필두로 한 소주와 오랫동안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아온 와인 브랜드 '마주왕' 등을 접수했다.
이미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한 음료사업에 다양한 주류 부문을 강화하며 '종합 주류회사로'로의 첫 발을 내딛었다.
업계의 관계자는 "이미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한 주류 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주류'업체로서 쉽게 포지셔닝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7월 두산주류 BG의 인수 주체였던 롯데주류BG와 합병을 결정하며, 해당 사업을 온전히 품에 안았다.
이어 올해 초에는 롯데아사히주류의 와인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와인 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주류사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교통정리에 나섰다. 당시 롯데칠성과 롯데아사히는 각각 별도의 와인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주류 사업을 향한 롯데칠성의 행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와 OB맥주가 양분하고 있는 맥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국내에 연간 5만㎘의 생산능력이 있는 맥주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비록 직접 진출을 선언했으나,아직까지 OB맥주의 마땅한 인수 주체가 없는 만큼 롯데칠성과 오비맥주의 재협상 여지는 열려있다"며 "롯데의 공장 건립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주류사업에 역량 집중, 무차입 경영도 포기
주류사업을 향한 과감한 투자는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롯데칠성은 2006년부터 3여년간 외부차입금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롯데칠성은 두산주류BG 인수를 위해 2009년 7여 년만에 처음으로 2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무차입 경영을 포기했다.
이후 차입금은 꾸준히 증가일로다. 2008년까지 '0원'을 기록하던 차입금은 4년만에 6200억 원(2012년 상반기)으로 증가했다. 부채 비율은 64%까지 증가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재무구조 안정에 집중했던 과거와는 다르게 주류 사업 부문 확장 등 적극적인 외형 성장을 이루며 나타난 결과"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2009년 5030억 원을 투자해 두산 주류사업 부문을 인수했으며, 최근 설립을 발표한 맥주 공장에는 약 1800억 원이 투자된다.
주류사업을 향한 롯데칠성의 행보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롯데칠성은 맥주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관련 사업과 연관있는 사안과 매물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칠성 관계자는 "오비맥주 관련 등 향후 계획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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