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로 흠집난 재무구조 정상화 '숙제' 순차입 4조 원 넘어...'현금창출+유휴자산매각' 통한 차입 축소 관건
정준화 기자공개 2012-09-18 15:54:28
이 기사는 2012년 09월 1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의 주축이자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 안정적인 매출과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춰왔다는 평가를 그동안 받아왔다.하지만 지난 해 대한통운 인수, 해외 바이오 투자 등을 위한 대규모 차입으로 인해 이같은 재무구조는 흠집이 났다. 순차입금이 4조 원대로 진입했고 이에 따른 이자비용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늘었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대규모 투자로 인해 나빠진 재무구조를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CJ제일제당의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 순차입금 4조 원 넘었다...금융비용 부담 가중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CJ제일제당의 순차입금은 4조139억 원이다. 2010년 말 순차입금이 1조3898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1년여만에 순차입금이 3배 가량 대폭 늘어난 셈이다.
이는 지난 해 CJ제일제당이 대한통운 인수주체로 나서면서 9554억 원 어치 지분을 매입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중국 심양 라이신 공장에 대한 4000억 원 가량의 증설 투자를 진행하면서 자금 부족 양상이 나타났다. 대한통운이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대한통운이 갖고 있던 6000억 원 가량의 부채도 함께 인식하게 됐다. 대한통운 인수 전 100% 초반대이던 부채비율은 160% 수준까지 치솟았다.
빚이 늘어나니 금융비용에 대한 부담도 자연스레 커졌다. 2010년 말 1643억 원이던 금융비용은 지난 해 말 2588억 원으로 1000억 원 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 기준 금융비용이 1769억 원임을 감안하면 올해 금융비용은 300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보유현금(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이 8975억 원 가량이 있지만 1년 이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이 1조6000억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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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 투자는 마무리 단계
대한통운 인수를 제외한 CJ제일제당의 대규모 투자는 대부분 해외 바이오 사업과 관련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중국, 미국, 말레이시아에서 바이오 사업을 진행중이다.
CJ제일제당 측은 바이오 사업과 관련한 대규모 초기 투자가 마무리 단계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재무악화 우려는 적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총 4억 달러를 투자한 중국 심양공장의 경우 지난 해 딤섬본드 등을 통해 이미 자금조달을 완료했다. 연간 라이신(사료용 아미노산) 10만t 생산능력을 갖춘 심양공장의 완공으로 인해 CJ제일제당은 전세계 라이신시장에서 25% 점유율을 달성하며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아이오와주에 짓고 있는 그린바이오 공장은 총 투자규모가 3억 달러 수준이다. 이를 위해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면세채권을 발행하며 자금조달을 마무리 지었다. 2013년 완공 예정인 이 공장 역시 연간 라이신 10만t의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2013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중인 말레이시아 메치오닌공장은 아직 자금조달이 진행중이다. 투자 규모가 4억 달러에 달하는 이 공장은 동물 사료용 메치오닌 핵심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프랑스 아르케마(Arkema)와 공동투자로 지어진다. CJ제일제당의 투자분은 2억 달러로, 자금 마련을 위해 약 1억 달러 안팎의 차입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자금은 현금으로 지분투자를 고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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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조 원 차입 축소 계획은...대한통운 인수전 수준 목표
CJ제일제당은 최근 경남 양산 밀가루 공장과 부지를 622억 원에 매각했다. 유휴자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였다. CJ제일제당은 유휴자산 매각이나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등으로 차입금을 축소해나간다는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자산 중 매각이나 유동화가 가능한 자산으로는 삼성생명 주식(598만5850주)과 가양동, 영등포 공장 부지 등이 꼽힌다.
삼성생명 지분가치는 약 5800억 원(17일 종가 기준)이며, 3만평 규모의 가양동 바이오 공장 부지는 감정가가 6000억 원 수준이다. 1만평 규모의 영등포 공장 부지도 감정가가 2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유휴자산을 모두 매각할 경우 1조4000억~1조5000억 원 가량의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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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삼성생명 주식의 경우 2010년 5월 상장 이후 공모가를 계속 밑돌고 있어 당장 매각을 서두르지는 않고 있다. 가양동과 영등포 부지 역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매각이나 개발이 쉽사리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CJ제일제당 측은 유휴자산 매각 보다는 영업을 통한 현금창출로 차입금을 줄여나가는 데 더욱 기대를 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연간 에비타(EBITDA) 6500억 원 안팎 수준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가 마무리 단계인 해외사업에서의 이익도 조기에 가시화 되고 있다. CJ제일제당 해외 바이오사업부는 2010년 사상 첫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 해에도 1조4000억 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까지 해외 바이오사업에서만 매출 3조 원, 영업이익률 20% 이상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CJ제일제당 재무담당자는 "해외 바이오 사업이 조기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연간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차입금 축소가 가능하다"며 "2~3년 후 부채비율을 대한통운 인수 전 수준인 100% 초반대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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