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커피믹스' 승부수 통할까 초반 거센 돌풍...상승세 주춤 속 현금흐름 악화

정준화 기자공개 2012-10-05 14:30:27

이 기사는 2012년 10월 05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유·우유제조업체로 각인된 남양유업이 커피전문업체로 거듭나고 있다. 성장성이 큰 커피믹스 시장에 새롭게 진출해 초반 인기몰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남양유업은 2014년에는 목표 매출 2조 원의 절반을 커피믹스 사업에서 달성하며 분유·우유와 커피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이를 위한 투자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그동안 쌓아뒀던 현금 곳간이 빠르게 비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재고자산이 크게 늘며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진입 초반 빠르게 상승했던 점유율이 최근 들어 한풀 꺾이고 있다는 점은 향후 성장에 대한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커피믹스 돌풍은 주춤...추가 성장 지켜봐야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지난 2010년 12월. 남양유업은 카제인나트륨을 빼고 무지방우유를 넣은 '프렌치카페'를 선보였다. 특히 '프림이 걱정된다. 화학적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공격적인 광고를 내세우며 타사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식품의약안전청으로부터 비방광고라는 지적을 받고 시정했지만 소비자들의 웰빙 심리를 자극한 전략이 통한 것일까, 무지방우유를 넣은 크리머가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남양유업은 1년 만에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10%대를 차지하며 2위였던 네슬러를 3위로 밀어냈고 부동의 1위 동서식품의 점유율도 75%대로 내려앉히는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커피믹스 시장에서의 가파른 성장세가 최근 주춤해지고 있다.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할인점에서의 남양유업 점유율은 올 4월 16.2%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이후 하향세를 보여 가장 최근 집계월인 7월 연중 최저치인 14.3%까지 낮아졌다.

전국 판매 기준으로도 4월 12.5%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11.2%까지 떨어졌다. 시장 초기에 보였던 거센 돌풍이 다소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7월은 스틱원두커피 '루카'를 출시한 시기여서 마케팅 역량이 분산된 결과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반 노이즈 마케팅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추가적인 성장이 가로막힌 게 아닌지 앞으로 지켜봐야 할 포인트"라고 말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이와 관련,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최근 쌀쌀해지면서 다시 점유율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clip20121005113127

무차입 기조 변하나...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

커피믹스 시장 진입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지만 과감한 투자와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그동안 넉넉하게 채워둔 곳간은 빠르게 새고 있다.

수년전만해도 5000억 원에 달하던 내부유보금은 2000억 원대로 줄어든 상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159억 원이다. 여기에 당장 현금화가 가능한 사모펀드에 투자한 자금(1584억 원)을 합하면 내부유보금은 약 2700억 원대로 계산된다.

지난 해 말 현금및현금성자산과 사모펀드투자금의 합이 3447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700억 원 가량의 현금이 소진된 셈이다.

남양유업은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1800억 원을 들여 전남 나주시에 커피믹스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남양유업은 공장 설립비를 외부 차입없이 내부유보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번 투자가 마무리 되면 내부유보금이 1000억 원대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로 해외진출도 계획하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적인 투자와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보통 기업들이 영업을 위한 일부 현금을 쥐고 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후 금융권 차입을 통해 투자금을 조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1년간 고수해 온 무차입 경영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커피믹스 시장 진출로 인한 재고자산 증가로 인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남양유업은 2010년 영업활동을 통해 744억 원의 현금흐름을 창출했으나 2011년 55억 원으로 크게 줄었고, 올 상반기에는 173억 원의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였다.

이처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나빠진 것은 커피믹스에 사용되는 원유를 대량으로 매입하면서 재고자산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재고자산 증가에 따른 현금 유출은 2010년 116억 원에서 2011년 496억 원으로 늘었고, 올 상반기에만 445억 원의 현금유출이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과감한 투자로 커피믹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를 위해 치르고 있는 비용도 만만찮다"며 "커피믹스 매출이 향후 얼마나 늘어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