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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직격탄'..오너2세 '시험대' 윤재승號, 악재 넘어야..경영권 분쟁 불씨 여전

김익환 기자공개 2012-10-10 11:12:11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0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변방을 맴돌던 윤재승 대웅제약 부회장이 후계자 자리를 꿰찼다. 윤 부회장은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회장의 삼남으로 1995년부터 14년간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하지만 2009년 윤 회장의 차남인 윤재훈 부회장에게 대웅제약 대표이사직을 넘겨줘야 했다. 윤재승 부회장이 후계구도에서 밀렸다는 평가가 나돌았다.

하지만 지난 7월 윤재승 부회장은 3년 만에 대웅제약과 ㈜대웅의 대표이사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당연히 후계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앞날은 험난하다. 대웅제약이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실적은 부진하고 현금창출력도 급감했다. 핵심 제품이 약가인하 대상 품목에 오른 탓이다. 실적 추락이 이어지면 '윤재승 체제'에 금이 갈 수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필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윤재승호' 출범...약가인하 파고 넘을까

윤재승 부회장이 대웅제약의 구원투수로 재등판 했다. 약가 인하란 악재가 돌출하자 14년간 대웅제약을 이끌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던 그를 재선임한 것이다.

변방으로 밀려난 윤 부회장을 다시 선임할 만큼 대웅제약의 여건은 녹록지 않다. 약가인하 탓에 실적이 반토막 날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나왔고 또 적중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56억 원, 12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 58.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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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대웅제약은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다국적제약사의 오리지널 의약품을 팔아 상위 제약사로 발돋움했다. 전체매출 가운데 오리지널 품목이 75%에 달한다. 하지만 실적을 뒷받침했던 오리지널 품목이 목을 잡았다. 특허 만료된 오리지널 품목은 약가인하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탓이다.

400억 원의 매출을 올려주던 소화불량 치료제 '가스모틴'과 뇌혈관 치료제 '글리아티린'의 가격이 각각 40%, 13% 하락했다. 가격 하락으로 올해 700억 원 안팎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 악화는 현금창출력 급감으로 이어졌다.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5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0.9% 감소했다. 덩달아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3% 줄었다.

물론 대웅제약은 그간 호실적을 바탕으로 자산을 축적했다. 올해 상반기(장부가기준)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이 각각 1074억 원, 867억 원에 달한다. 금융자산도 1534억 원에 육박하며 무차입경영(차입금 3억 원)을 유지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

문제는 약가인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실적이 나빠지고고 있다는 점이다. 축적한 자산을 까먹거나 무차입경영을 접어야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태기 SK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감소했고 항궤양성 치료제 알비스를 비롯한 제품 판매 확대로 당초 예상보다 3분기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며 "대웅제약은 약가인하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세는 2014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 경영권 분쟁 불씨...실적 부진 땐 '재부상'

실적 전망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적 악화가 이어지면 후계구도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윤재승 부회장으로 후계 구도가 확정된 것으로 보이지만 승계기반은 허약하다. 대웅제약의 지주사 격인 ㈜대웅의 지분을 윤재승 부회장 형제가 엇비슷하게 보유하고 있다. 윤재승 부회장은 대웅의 지분을 11.5%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남인 윤재용 대웅생명과학 사장과 차남인 윤재훈 부회장의 지분율은 각각 10.4%, 9.6%다. 윤영환 회장의 막내딸인 윤영 전 대웅제약 부사장도 5.4%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2세 형제간 누구와 연합전선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이 점화될 여지가 충분하다. 국민연금도 지난 9월 지분 5.14%를 확보해 경영권 분쟁 때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

윤재승 부회장의 재발탁은 약가인하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을 예방하려면 실적으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게 급선무다.

약가인하의 충격은 2014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약가인하 품목을 다수 보유한 대웅제약으로선 다른 제약사보다 실적 회복세가 더딜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약가인하란 고비를 윤 부회장이 어떻게 넘길지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14년간 대웅제약을 경영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윤재승 부회장이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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