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18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다운로드 횟수 2000만 건 돌파, 일일 사용자수 1000만 명, 일 평균 매출 3억원, 최고 매출 4억 원.전국민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함께 올 하반기 주요 키워드중 하나로 자리매김 한 애니팡이 출시 후 두달 남짓만에 거둔 성과다.
하지만 애니팡이 처음부터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아니다. 애니팡이 처음 세상에 나온 것은 2009년으로, 네이버와 싸이월드에서 웹기반 PC게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PC용 애니팡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네이버와 싸이월드를 합쳐 약 45만 명이 이용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에 입성하며 모바일 소셜 게임으로 다시 포지셔닝(Re-Positioning)해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꾀할 수 있었다.
애니팡은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가 밝혔듯 많은 공이 들어간 게임은 아니다. 선데이토즈는 당시 오히려 자사의 또다른 게임인 아쿠아스토리 개발에 더 주력했었다. 애니팡은 테트리스와 더불어 퍼즐 고전게임의 양대산맥인 '헥사'의 원리를 차용, 동물을 매개로 하여 디자인된 게임일 뿐이었다.
더욱이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모바일 게임의 주류로 자리매김한 SNG(소셜네트워크게임)의 일반적 형태와도 달랐다. 지금까지 SNG라고 하면 주로 농작물이나 가축을 키우고,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 이른바 '팜(농장)류'의 시뮬레이션 게임이 주였다. '룰더스카이', '타이니팜' 등 다양한 '팜류' 형태의 게임 안에서 이용자들은 서로의 농장에 놀러가거나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소셜 기능을 즐겼다.
하지만 단순한 퍼즐 게임인 애니팡은 카카오톡 친구들과의 순위 비교, 서로 게임에 초대해 게임을 할 수 있는 '하트'의 교류 등 소셜 기능을 접목해 이용자들을 집중시키는 유인을 제공했다.
경영학에서는 판매의 최종 성패는 '제품(Product) 보다는 과정(Process)'이라는 얘기가 있다. 비슷한 효용의 제품 혹은 제품 자체의 매력도는 높지 않아도 그 제품을 어떻게 포장하고, 어떠한 판매전략으로 판해하는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컫는 말이다. 물론 제품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관여도가 매우 높아 비탄력적인 판매 형태를 보이는 제품이라면 얘기는 다르다. 하지만 현대사회 대부분의 제품들은 그러한 비탄력성을 가지기 쉽지 않다. 결국 답은 과정(Process)인 것이다.
애니팡은 이러한 경영학의 원리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애니팡의 성공은 게임 자체의 매력 이전에 소셜 네트워크 메신저인 카카오톡이라는 파이프 라인을 통한 서비스 제공이 제일 주요한 비결이었다. 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가능했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가능성이 무궁한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기반은 경쟁자들이 언제나 상존할 수 있어, 양날의 검이다. 애니팡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어떤 게임을 들고서라도 애니팡과 유사한 서비스 전략을 구사하는 또다른 경쟁자들이 언제든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짐은 벌써부터 시작됐다. 카카오톡 게임 플랫폼에서 함께 서비스 되고 있는 '아이러브커피', '캔디팡' 등이 매출과 이용자를 크게 늘려가며 무섭게 애니팡을 위협하고 있다.
애니팡은 이달 말 '애니팡 2.0'을 선보이며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잠재우고, 돌풍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번 업그레이드는 실시간 대전 기능의 추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호응이 큰 '경쟁'요소에 집중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이용자들은 서로에게 '도전장'을 보내 경기를 진행할 수 있으며 경기결과는 대전을 진행한 이용자끼리만 공유된다.
사실 생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애니팡의 인기 유지가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게임 자체로의 승부 보다는 이용자들을 향한 다양한 형태의 접근 방안들을 연구하고 개발하며 지금의 자리에 오른 애니팡이다. '제품(Product)보다는 과정(Process)'라는 원리를 항상 염두에 두고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양하고 진일보된 서비스들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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