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19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은행이 구축해 놓은 조기 경보 시스템의 현실성(effectiveness)이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지표를 활용한 스트레스 테스트는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미래에 발생할 리스크에 대한 경보 시스템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조기 경보 시스템이 없는 은행도 있었다.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6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와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현황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 결과, 6개 은행 모두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 대부분 연간 2회 이상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었다. 은행은 감독규정상 스트레스 테스트가 의무화돼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리스크 요인을 묻는 질문에는 '연체율'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을 꼽은 은행이 5개였다. '부도율'과 '대손충당금전입액'도 주요 모니터링 지표라고 답했다. 이들 지표는 대부분 후행적 성격을 띄고 있어, 선제적(forward looking) 리스크 모니터링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조기 경보 시스템은 5개 은행이 구축해 놓고 있었으나, 1개 은행은 구축돼 있지 않았다.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한 은행들이 주로 사용하는 지표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왑(CDS)프리미엄(5곳)과 환율(4곳), 주가(2곳) 등이었다. 일부 은행은 연체율과 주택매매지수를 지표로 사용하는 곳도 있었다.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한 은행 모두 과거 조기 경보 시그널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응답 은행 가운데 4곳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조기경보가 발생했다고 답했다. 최근 유럽 재정 위기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경보 시그널이 울렸다고 답한 은행이 각각 한군데씩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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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나 금융위기 상황이 동시에 재발할 경우의 위기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묻는 질문에 대해 분명한 대응책을 밝힌 곳은 전무했다. 외화대출 중단이나 크레딧 라인(CL) 확보 등의 답변이 고작이었다.
대부분은 단계별 시나리오에 맞춰 대응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었다. 위기 대응 계획의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는 조기경보 시스템에 적용되는 지표가 주가와 환율, CDS 프리미엄 등으로 한정돼 있고 이 역시 단순 후행 지표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조기 경보 시스템으로서 적시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A 은행 관계자는 "조기 경보 시그널은 대부분 주가와 환율, 금리 등의 시장성 지표에 한정된다"며 "이 지표에서 시그널이 오면 그 심각성과 지속성을 판단한 후 실무진과 경영진 간 합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보면 조기 경보 시스템은 전반적인 금융 환경을 숙지한 이후 일정한 조건 하에서 이뤄지는 스트레스 테스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경우 위기 대응 방안의 적시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조기 경보 기능과 주요 경영 의사 결정과 연계해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리스크 현황 서베이는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6개 은행의 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대상으로 10월15일부터 17일까지 실시됐다. 주요 질의 항목은 △중점 관리 리스크 요인 △리스크 모니터링 지표 △스트레스 테스트 활용도 및 실시 주기 △리스크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 여부 및 활용 지표, 시그널 발생 여부 △위기시 대응방안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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