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1월 20일 10: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실리콘웍스 블록딜 실패 하루 만에 극적으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는 블록딜 주관사를 우리투자증권에서 미래에셋증권으로 전격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LG디스플레이는 지난 19일 장 개시 전에 실리콘웍스 보유 지분 164만4360주(10.11%)를 시간외 대량매매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5일에도 실리콘웍스 지분 블록딜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장 막판 주가가 급락하면서 블록딜은 실패로 돌아갔다. 15일 장 개시 후 계속 2만9000원 선을 유지하던 실리콘웍스 주가는 장 마감 30분 여를 앞두고 급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실리콘웍스 주가는 전일 종가(2만9100원)보다 11% 이상 급락한 2만5800원으로 마감됐다.
당시 업계에서도 실리콘웍스 주가 급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전체적인 약세장에서도 실리콘웍스는 실적 증대를 예상하는 증권사 리포트가 쏟아지면서 줄곧 강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주가 급락 원인은 곧 밝혔졌다. 2대주주인 LG디스플레이의 대량 매매 정보가 사전에 유출된 것이 빌미가 됐다. 2대주주의 지분 처분 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주주들의 매도 주문이 쏟아졌고 주가가 곤두박질친 것이다.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한 LG디스플레이는 거래 실패의 책임을 물어 블록딜 주관사를 전격적으로 교체했다. 거래 실패 후 곧바로 맨데이트를 박탈하는 일은 흔치 않은 경우다. 특히 우리투자증권이 LG그룹의 총애를 받는 증권사라는 점에서 LG디스플레이의 이번 결정은 업계 안팎의 이목을 끌었다.
우리투자증권은 LG그룹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증권사다.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이 바로 LG투자증권이다. 이런 인연으로 우리투자증권은 LG전자 1조원 유상증자를 비롯해 LG이노텍 전환사채(CB) 발행, LG이노텍 · LG파워콤 기업공개(IPO) 등 LG그룹의 주요 주식자본시장(ECM) 거래를 독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차 블록딜 실패 후 우리투자증권이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교체 결정을 내렸다"며 "이런 시점에 마침 미래에셋증권이 의욕적으로 거래 수임을 요청해와서 다시 블록딜 주관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을 대신해 블록딜 주관사 자리를 꿰찬 미래에셋증권은 딜 수임 후 앞선 거래 실패를 교훈삼아 특히 보안 문제에 신경썼다는 후문이다. 주관사 교체 후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6일 다시 수요예측에 나섰고, 딜을 완료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한 번의 결정적 실수로 주당 5000원 가량 손해를 보고 실리콘웍스 지분을 팔게 됐다"며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더 이상 시장에 불필요한 잡음을 내서는 안된다는 판단 하에 발빠르게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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