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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불구 재무구조 개선...'문재인 효과' BW 주식전환 자본금 확충...수주난 심화, 매출 및 영업익 급감

길진홍 기자공개 2012-11-30 11:46:30

이 기사는 2012년 11월 30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희건설은 업계에서 관급 및 민간건축 수주에 능한 알짜기업으로 꼽힌다. 교회와 학교 공사 등 틈새시장(niche market)을 공략해 매년 사세를 확장했다. 그러나 최근 건설업 불황으로 고통 받는 건 다른 중견건설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일감이 줄면서 원가율이 뛰고,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등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고 있다. 수익성 증대를 위한 사업다각화를 모색 중이지만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틀을 유지하고 있다. 외부 차입이 줄고, 자본금이 늘면서 부채비율이 200% 아래로 떨어졌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전환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현금흐름이 개선되는 등 기초체력이 보강됐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넘쳐난다.

◇민간건축 부진...매출 전년대비 15.79%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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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감사보고서)
서희건설의 올 3분기 누적매출액은 626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15.79% 줄어든 수치이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같은 기간 각각 16.39%, 65.82% 감소했다. 시장침체로 일감이 대폭 감소한 탓이다.

수주잔고는 9월 말 현재 1조2510억 원으로 작년 매출액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7286억 원의 미착공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사업 지연 가능성을 고려할 때 당장 매출로 인식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매출액은 1조 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부문 발주물량 감소와 수주경쟁 심화,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개발사업 지연은 매출 성장세를 더욱 둔화시킬 전망이다. 수주 텃밭인 포스코의 시설물 유지보수와 LH공사 공공아파트, BTL 등 민자사업도 발주가 줄고 있다.

특히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 민간건축 수주감소는 자금운용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주감소 여파로 민간건축 매출액은 9월 말 현재 455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금융위기 이후 2%대로 매년 저조한 수준이다. 매출원가율도 매년 90%를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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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감사보고서)

◇BW 효자 노릇...주식전환 자본확충

매출감소로 인한 실적부진에도 재무구조는 비교적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연초대비 차입금이 줄고, 자본금이 불어나면서 부채비율이 축소됐다. 현금성 자산도 소폭 증가했다. 동시에 매출채권과 공사미수금 등 운전자본 감소로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전년대비 소폭 개선됐다. 극심한 일감기근에도 불구 재무구조 지표는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본확충은 BW 주식전환과 유상증자가 주효했다. 주가상승 호재로 BW 발행물 중 150억 원이 만기 전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어 유상증자로 200억 원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연초 2283억 원이던 자본금이 2635억 원으로 불었다. 동시에 차입금이 감소하면서 부채비율이 작년 말 241%에서 188%로 낮아졌다. 시중은행의 높은 대출 문턱을 피해 시장성차입에 기댄 유동성 확보 전략이 덕을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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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은 이밖에 신용보증기금 채권담보부증권(P-CBO)과 전환사채(CB) 발행으로 각각 350억 원, 100억 원을 조달했다. 시장성차입의 대부분이 스트레이트본드(SB) 보다는 BW와 CB같은 주식연계채권이 주를 이뤘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월 말 현재 마이너스 28억 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전년 동기에는 현금흐름 마이너스 폭이 732억 원에 달했다. 매출채권이 334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6억 원 가량 줄었다. 여기에 공사미수금이 줄고, 매입채무가 늘면서 현금흐름이 개선됐다.

현금성자산은 전년대비 367억 원이 불어난 944억 원에 달한다. 받을 돈은 제 때에 받으면서 줄 돈은 최대한 기한을 늦추니 곳간에 현금이 쌓일 수밖에 없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초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연말 공사미수금 회수에 주력해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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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감사보고서)


◇재무안정성 '대선 테마주' 착시효과...PF사업 공사비 부담 점증

현금흐름 개선으로 재무구조가 나아졌다고는 하나 기초제력을 회복했다고 단정 짓기는 이르다. BW 주식전환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은 '대통령선거'라는 외생변수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주식시장에서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대학 동문으로 얽힌 인연으로 주가가 연일 상승세다. 주가가 뛰자 투자자들이 잇따라 주식전환에 나서고, 구주를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도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호재가 사라지면 언제든 거품이 꺼질 수 있다.

또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재무 또는 투자 활동에 기댄 유동성 확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양주 덕정 등 대규모 민간 PF사업장 공사비 선투입도 부담이다. 근본적으로는 민간건축 부문을 대체할 일감 확보가 시급하다. 사업 위험이 덜한 주택조합사업 진출 등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업계 관계자는 "토건정비, 휴게소, 전기·환경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잇으나 주포인 건설부문이 경쟁심화로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며 "수주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관급건축 부문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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