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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투자증권, 회사채 본령에서 자존심 지켰다 [DCM/SB]한국·KB투자, 미청약 무릅 쓴 추격 따돌려

황철 기자공개 2012-12-29 00:15:20

이 기사는 2012년 12월 29일 00: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실사와 수요예측을 의무화 한 회사채 발행절차 선진화는 올해 채권자본시장(DCM)의 지층을 흔든 큰 사건이었다. 증권사들에게는 새로운 제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 어떤 전략으로 대응하느냐는 건 향후 시장의 패권을 쥐는냐 추종자로 남느냐의 기로와 다름 없었다.

증권사들은 각각 전략을 세우고 신용등급, 기업군, 조달규모 별로 공략 대상을 차별화했다. IB별 전략은 리그테이블 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어느 곳은 기회를 잡으며 수직상승했고 무리한 저금리 인수 영업으로 후유증을 호소한 IB도 여럿 있었다.

승부처인 본령인 일반 회사채(SB)에서 역시 국내 최고의 IB 진용을 두루 갖춘 우리투자증권이 끝까지 웃었다. KB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막판 맹추격을 벌였지만 터줏대감을 넘어서진 못했다. 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의 독주를 막고 팽팽한 삼각구도를 형성한 것만은 사실이다.

형제지간이자 전통적 강자인 KDB대우증권, 한국산업은행은 역할 분담에 나선 모양새다. 대우증권은 대표주관, 한국산업은행은 인수 부문에 편중했다. SK증권도 인수 쪽에만 주력하며 균형잡힌 실적을 쌓진 못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조 원이 넘는 물량을 인수하며 사상 처음으로 '탑 10'에 진입했다.

◇ 대우증권·산업은행, 역할 분담?.. SK증권, 인수 주력

머니투데이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2년 일반 기업 채권(SB) 발행량은 58조1767원(모집주선, 직접공모 포함)에 이른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중 15%가 넘는 8조9983억 원(15.95%) 어치의 회사채를 대표주관했다. KB투자증권(8조1977억 원), 한국투자증권(7조9010억 원)을 제법 큰 차이로 앞서며 수성에 성공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전체 채권(SB, FB, ABS) 주관액 11조1207억 원의 81%를 SB로 채울 정도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3분기까지 7조4900억 원의 실적을 쌓으며 경쟁사와 2조 원이 이상 차이를 벌려 놓았던 터라 4분기 부침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있었다.

SB 대표주관

우리투자증권은 4분기 금리변동성이 커지고 스프레드가 다소 확대되자 무리한 영업에서 한발을 뺐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KB투자증권은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며 뒤집기를 노렸다.

4분기 KB투자증권은 전체 물량(13조2260억 원)의 1/4에 해당하는 3조1850억 원(24.08%)의 대표주관을 따냈다. 한국투자증권도 2조5400억 원(19.20%)의 실적을 올렸다. 우리투자증권은 1조5083억 원(11.40%)으로 속도조절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절반의 성공은 거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간 SB 인수 부문에서 6조1560억의 실적을 올리며 우리투자증권(6조50억 원)을 근소한 차로 제쳤다. 수수료를 반영한 조정인수실적도 5조9524억 원으로 선두로 나섰다. KB투자증권도 5조4120억 원 어치의 채권을 인수하며 3위에 올랐다.

◇ KB·한국투자증권, 공격 영업..미매각 손실 '현실로'

하지만 두 증권사의 공격적 영업은 만만찮은 후폭풍으로 돌아왔다. KB투자증권은 4분기 수요예측을 실시해 총액인수키로 한 1조8410억 원(FB 일부 포함) 어치 채권 중 미배정이 발생한 8411억 원 어치를 떠안았다. 인수액 대비 비중은 무려 45.69%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투자증권도 1조5200억 원 중 4907억 원의 미배정이 발생해 뒤를 이었다.

그나마 이전 미매각 물량은 7월과 10월 두 번의 기준금리 인하로 큰 피해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4분기 이후 발생한 미배정 물량은 결국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며 금리를 높여 투매해야 했다. 시장 소화가 안된 물량에서는 적잖은 평가손이 발생했다. 향후 금리 방향성도 상승 전망이 우세해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KB투자증권은 수요예측을 도입한 5월 직후부터 대규모 미배정 물량을 떠안아 왔다. 1조8446억 원으로 전체 인수물량의 52.6%에 대해 초기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자체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도 1조2447억 원으로 KB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1조3209억 원) 다음으로 많았다.

SB 인수

KDB대우증권은 5조460억 원(8.95%)의 SB를 대표주관하며 4위에 올라 체면은 세웠다. 하지만 인수 물량은 3조520억 원(6위)에 그쳤고 수수료를 반영한 조정인수실적(2조7155억 원)도 7위에 머물렀다.

반면 한국산업은행은 대표주관은 미뤄두고 비우량기업 채권 중심의 인수에만 치중했다. 빅딜이 많지 않았던 만큼 인수실적도 썩 좋진 않았다. 한국산업은행의 SB 대표주관 실적은 6051억 원으로 17위로 미끄러졌다. 2조434억 원의 물량을 인수했지만 업계 평균보다 수수료를 많이 받아 조정인수실적은 3조3666억 원으로 대우증권보다 한 단계 높은 6위를 기록했다.

SK증권 역시 대표주관 2조8800억 원(7위)보다 인수 실적(4조1500억 원)이 나았다. 수수료 수준도 높아 조정인수실적 4조2302억 원으로 4위에 올랐다.

◇ 하이투자증권 '탑 10' 약진, 내년 기대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가장 비약적인 약진을 이룬 IB로 기록될 만하다. 하이투자증권은 2조2350억 원 어치의 일반 기업 채권을 인수하며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해 1조1650억 원(16위)의 두 배에 가깝다.

대표주관액도 1조1500억 원으로 12위에 랭크했다. 지난해 SB 대표주관 실적은 단 100억 원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회사채의 본류인 일반 기업 채권(SB)을 주축으로 실적을 쌓았다는 점은 향후 IB 역량을 더욱 늘려갈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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