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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해외시장 선점' 강조했지만… 신년사 통해 "적기에 시장 선점해야"...유통·석유화학 해외진출 '삐걱'

김익환 기자공개 2013-01-02 14:13:09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2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새해 첫 화두로 '해외시장 선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2018년 그룹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해외시장 매출을 높이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롯데그룹은 실제로 주력인 유통·석유화학사업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변수와 장애물이 속출하면서 해외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신격호 회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확장과 성장은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사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해외사업이 매출 10조원을 바라보며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적기에 진출해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009년 보스턴컨설팅에 의뢰해 2018년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비전은 2018년까지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고 '아시아톱10 글로벌 그룹'에 진입하는 것이다. 매출의 30%는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비전달성을 위해선 성장 속도가 빠른 해외시장을 개척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해외 진출은 VRICs(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에 초점을 두고 진행이 됐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해외진출은 지금까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력인 유통과 석유화학 사업이 해외시장에 안착하려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롯데의 유통사업은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집중적으로 진출했다. 롯데쇼핑은 2011년 기준 해외에서 124개의 할인점, 3개의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해마다 10여개의 신규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며 인수합병도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유통사업의 해외매출 비중은 목표치인 30%를 크게 밑도는 10%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실적면에선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011년 해외사업에서 500억 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12년에도 9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출점에 따라 롯데쇼핑의 해외사업은 적자가 깊어질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3년과 2014년에 중국 충칭 지역에 2개의 백화점을 출점할 계획으로 신규 점포당 200억~300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석유화학 사업의 해외진출도 순탄하지만은 않다. 앞서 2012년 12월 27일 열린 롯데케미칼 CI 선포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케미칼이 이끄는 중화학공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자리에서 허수영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포화된 국내시장을 넘어 사업영역을 해외로 적극 확장하고 메가트렌드 사업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남석유화학은 케이피케미칼을 합병하면서 사명을 롯데케미칼로 변경했다. 롯데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한 것은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롯데케미칼은 화학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동남아 시장을 개척해 매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2008년과 2010년 각각 '롯데 파키스탄 PTA'와 '타이탄케미칼'을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동남아 시장 개척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인수합병(M&A) 전략은 석유화학 매물이 말라붙은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한때 인도네시아의 찬드라아스리·TPPI 인수를 타진했지만 인수가격의 이견 차이로 무산된 바 있다.

해외 설비증설 작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 40억~50억 달러를 투자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건설하려는 계획도 지체되고 있다. 당초 롯데케미칼은 2012년에 NCC를 착공할 방침이었지만 인도네시아 당국과 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NCC 건설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파키스탄 PTA는 4억~5억 달러를 투자해 생산능력을 기존 50만 톤에서 150만 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었지만 시황악화로 투자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파키스탄 현지의 낮은 수입관세도 증설의 장애물이다. 낮은 관세로 수입 PTA제품이 현지에서 생산한 PTA가격보다 낮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측은 파키스탄 당국과 관세 인상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11년 기준으로 매출액과 순이익으로 각각 55조1930억 원, 3조340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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