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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동빈號, '내우외환'에 고심 주력 계열사 잇단 '어닝쇼크'...M&A 후유증도

김익환 기자공개 2012-08-10 15:30:25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0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이 '내우외환'으로 흔들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와 인수합병(M&A) 후폭풍이 겹치면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롯데의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지난 9일 연결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6% 줄어든 3669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부진과 해외 사업의 적자(170억 원) 탓이다 . 하반기에도 중국 천진 2호 백화점 개점과 해외 대형마트 신규 출점으로 해외사업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사업 부진은 롯데쇼핑의 하반기 실적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사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롯데쇼핑의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호남석유화학의 상황은 더 나쁘다. 증권가는 어닝쇼크를 기록해도 2분기 영업이익은 500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영업손실 323억 원을 기록했다. 화학 제품 가격의 상승폭이 7월 이후 둔화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도 불투명할 전망이다. 호남석유화학 관계자는 "3분기 이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외부 여건이 불투명해서 단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롯데쇼핑과 호남석유화학은 롯데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다. 2011년말 기준 롯데쇼핑과 호남석화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각각 2조2230억 원, 1조8697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실적 악화로 두 계열사의 현금창출력이 급감할 전망이다. 정제마진 악화와 계열사 실적 부진 탓에 호남석유화학의 현금창출력은 지난해 대비 절반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내수경기가 부진한 탓에 롯데쇼핑도 호남석화와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잇단 M&A의 후유증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도 롯데에겐 복병이다.

호남석화의 어닝쇼크는 M&A로 인수한 타이탄케미칼의 실적 부진에서 비롯됐다. 타이탄은 올해 2분기에 69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호남석유화학의 영업이익(420억 원)을 갉아먹었다. 2010년 1조5000억 원을 주고 인수한 타이탄은 지난해 경기가 좋을 땐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하지만 노후화한 설비탓에 시황이 나빠지면 손실은 크게 확대된다. 설비효율화와 증설에 자금을 더 쏟아야 한다는 점도 롯데에겐 부담이다.

롯데쇼핑의 여건도 녹록지 않다. 하이마트 인수대금 1조20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현금창출력이 예전만 못하다. 회사채 발행으로 4000억 원을 마련했지만 8000억 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롯데쇼핑에 등급 강등을 예고했다. 인수대금 마련을 위한 차입 확대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롯데쇼핑과 하이마트의 올해 실적 전망이 밝지 않고 베트남·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해외 사업도 부진한 여건에 신용 등급마저 강등되면 롯데쇼핑으로선 적잖은 부담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인수대금 8000억 원에 대한 조달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조달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실적이 악화되고, 잇단 M&A의 후유증이 하나 둘 불거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롯데는 조단위 현금창출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기우일 수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은 중소납품업체 기술을 탈취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마트를 대상으로 불공정거래 현장조사를 했다. 롯데 오너일가에 대한 정치권의 시선도 곱지 않다는 전언이다. '기우'로 치부하기엔 안팎에서 일고 있는 기류가 롯데그룹에 지나치게 비우호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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