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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타스, 네파 지분 태그얼롱 행사할까 단기 수익률 높지만 투자전략 차질로 고심‥ MBK와 '불편한 동거' 선택할 수도

정호창 기자공개 2013-01-30 17:49:33

이 기사는 2013년 01월 30일 1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네파 최대주주인 김형섭 대표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는데 성공하면서 이제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은 2대주주인 유니타스캐피탈의 태그얼롱(Tag Along, 동반매도권) 행사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30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김형섭 대표는 지난 26일 MBK파트너스와 SPA를 맺은 후 유니타스캐피탈에 즉시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태그얼롱 행사에 대한 회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관계자에 따르면 김 대표와 유니타스 사이의 주주간 계약에 따라 유니타스는 다음달 18일까지 태그얼롱 행사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태그얼롱을 행사할 경우 유니타스는 1000억 원 정도의 차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와 MBK가 맺은 SPA와 같은 조건으로 거래할 경우 유니타스가 보유한 네파 지분 30.8%의 매각가는 3400억 원 가량이다. 유니타스는 지난해 6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네파 우선주를 1900억 원에 인수했고, 추가로 개인주주 지분 7% 정도를 500억 원에 매입해 총 2400억 원을 투자했다. 원금 대비 수익률이 41.6%에 달한다.

적지 않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유니타스가 태그얼롱 행사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고심하는 이유는 뭘까.

M&A 업계에서는 사모투자펀드(PEF)를 운용하는 GP가 갖는 특성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니타스가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네파에 투자한지 고작 7개월 만에 투자금을 회수(Exit)하는 것이 된다. 당초 투자기간을 5년으로 잡고, 기업공개(IPO)를 엑시트 수단으로 삼았던 투자전략이 모두 헝클어져 버리는 셈이다.

단기 수익률은 높지만, 회수된 투자금이 반환되고 나면 펀드 전체 운용기간의 수익률까지 높게 계산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되레 당초 세웠던 계획보다 못한 결과일 수도 있다. 게다가 GP 입장에서는 조기 회수로 인해 운용수익을 받는 기간이 짧아지는 문제도 생긴다.

이런 단점들 때문에 유니타스는 보유지분 매각 대신 김 대표의 지분을 MBK 대신 사들이는 역인수 전략을 시도하기도 했다. M&A 업계에 따르면 유니타스는 최근 금융권에 인수자금 지원을 타진하는 등 김 대표 지분 인수를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섰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대표와 MBK가 SPA를 전격 체결하면서 유니타스의 역공은 불발에 그치게 됐다. 김 대표와 유니타스의 주주간계약서에 회사 운영과 관련된 '동의권' 조항이 있어 MBK와의 거래를 되돌릴 수 있느냐에 대한 논란이 일부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M&A와 법조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특정 주주의 사적 지분 거래를 원천 봉쇄할 수 있는 동의권이 부여되는 계약은 존재할 수 없다"며 유니타스의 역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역인수 전략이 불가능하다면 유니타스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둘 뿐이다. 태그얼롱을 행사하고 지분을 매각하던가, MBK와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훗날을 기약하는 것이다. 현재로선 유니타스가 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다.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고 지분을 계속 보유한다면 유니타스는 훗날 보유 지분을 MBK에 매각하거나, MBK가 엑시트 할 때 제3자에게 동반 매각하는 방법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문제는 마이너 지분을 가진 유니타스가 현재 매각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 엑시트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투자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기회비용에 대한 수익까지도 생각해야 한다. GP인 유니타스가 펀드 투자자들인 LP들에게 이 부분을 설득해 동의를 받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게다가 성격이 다른 두 펀드가 마찰 없이 공생할 수 있느냐도 미지수다. MBK와 유니타스 모두 개성이 강한데다 배타적이고 독립적 성향을 가진 운용사로 알려져 있다. 혹시라도 두 운용사가 네파 경영에 있어 갈등과 마찰을 빚는다면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성도 있다.

물론 유니타스 역시 수완과 능력이 뛰어난 PE 하우스이므로 창의적인 전략으로 제3의 선택지를 만들어 낼 가능성도 있다. M&A 업계가 유티나스의 행보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유니타스가 답을 내놓을 시기는 이제 20일 가량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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