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2월 15일 11: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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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를 넘어 아시아 시장을 활동 영역으로 삼는 리즈널 펀드 운용사로 발전하는 게 목표입니다. MBK파트너스가 롤 모델(Role Model)입니다."
양기석 대표(사진)가 밝힌 신한프라이빗에쿼티(이하 신한PE)의 미래상이다. 동시대에 존재하는 다른 펀드 운용사를 언급하는 게 자존심 상할 법도 한데 그는 거리낌이 없다. 수장(首長)으로서 몸담고 있는 조직의 한계와 단점,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냉철한 현실 인식을 갖고 있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성정 때문이다.
"저희는 현재로선 내세울 게 별로 없습니다. 펀드 실적이 크게 좋은 편도 아니고, 자랑할 만한 엑시트(Exit) 성과도 아직 내지 못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할 입장이지요."
양 대표가 이렇듯 몸을 낮추는 이유는 1호 펀드의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신한PE는 2005년 하반기에 국민연금으로부터 앵커 자금을 투자받아 총 3000억 원 규모의 PEF를 조성했다. 하지만 투자 집행에 본격적으로 나선 2006년 하반기부터 인수합병(M&A) 시장이 매각자 위주의 셀러스마켓(Seller's Market)으로 변하면서 낮은 밸류에이션의 매물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PEF 제도의 본격 도입 등으로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전략적 투자자(SI)들이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M&A 시장이 과열된 탓이다. 2006년 11월 금호그룹이 적정가 3조 원으로 평가되던 대우건설을 6조4225억 원에 인수한 것에서 당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신한PE 역시 당시 시장의 분위기에 맞춰 투자를 단행할 수밖에 없었는데, 문제는 투자 집행 후 얼마 있지 않아 찾아온 금융위기였다. 2008년 세계 경제를 덮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파고는 국내 경제에도 큰 타격을 줬다. 신한PE가 투자한 업체들의 기업가치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양 대표는 "1호 펀드가 원금 손실을 입었는데, 운용사 대표로서 마음이 많이 무겁다"며 투자사들을 향한 미안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신한PE는 1호 펀드의 부진을 만회하고 평판을 회복하기 위해 2호 펀드 투자업체의 관리와 엑시트에 특히 신경쓰고 있다. 올해 중점목표의 하나도 2호 펀드의 엑시트 준비로 잡았다. 2008년 7월 4600억 원 규모로 조성한 2호 펀드는 지난해까지 투자 작업을 끝냈다. 투자 집행 규모는 총 3400억 원 정도며 전주페이퍼, SK건설, 에버다임, 한국C&T, 이투스 등에 자금이 들어갔다.
양 대표는 "올해 8월이면 전주페이퍼에 투자한지 5년이 돼 엑시트 타이밍이 가까워지고 있다"며 "함께 투자한 모간스탠리PE와 상의해 하반기부터는 엑시트를 위한 전략적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주페이퍼는 국내 최대의 신문용지 생산업체로 모간스탠리PE와 신한PE가 협력해 지난 2008년 8000억 원에 인수했다. 인수대금 중 에쿼티(Equity) 비중은 3000억 원이며, 모간스탠리PE와 신한PE의 투자비율은 58:42이다. 국내 1위 업체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상위 업체라 매각 추진시 대형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매각 작업 본격화는 내년이 유력하다.
신한PE는 2호 펀드를 통해 투자한 전주페이퍼와 에버다임, SK건설 등을 성공적으로 엑시트 한 뒤 그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이후에 3호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위해서는 트랙레코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처럼 좋은 투자대상을 발굴해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신한PE는 지난해 스톤브릿지캐피탈과 함께 SK에너지 인천공장 설비투자를 위한 8182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지난해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PEF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신한PE는 올해 2개 정도의 프로젝트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엑시트 준비와 펀드 조성 외에 양 대표가 올해 가장 중점을 두는 목표는 '해외 투자역량 강화'다. 중국, 대만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크로스보더 딜을 추진할 내부역량을 쌓고, 실제로 해외 파트너와 공동GP로 PEF를 조성하거나 딜도 진행해 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양 대표는 "아직 시작 단계라 결실을 언제 맺을지 장담할 순 없지만, 해외투자 역량을 키우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기에 꼭 추진할 예정"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국내에만 갇힌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비지니스 모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최소한 동북아를 커버하는 리즈널 펀드가 돼야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고 리스크 관리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안정적 펀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양기석 신한프라이빗에쿼티 대표 약력
△ 1962년 서울 출생
△ 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
△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경영학 석사(MBA)
△ 1987년 동양증권 입사
△1996년 제이에스파트너스 공동 설립
△ 2004년 그린화재해상보험 재무담당 전무(CFO)
△ 2005년 신한프라이빗에쿼티 전무(COO)
△ 2010년 신한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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