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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銀, '그린'으로 신기원 열었다 SRI 투자자층 대거 확보…새로운 테마채권으로 조달방편 다양화

한희연 기자공개 2013-02-21 19:23:04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1일 19: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도 한국물 시장의 신기원을 열었다. 이번에는 '녹색'을 테마로 하는 채권을 발행, 새로운 투자자 개척에 앞장섰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1일 새벽 5억 달러 규모의 그린본드(Green Bond) 발행을 성사시켰다. 만기는 5년이며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T)+95bp'다.

그린본드는 채권발행자금을 환경 개선과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특정 목적에만 사용하도록 하는 채권이다. 2008년 이후 발행규모가 꾸준히 늘어, 발행규모가 90억 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세계은행·국제금융공사·아시아개발은행 등 AAA급의 국제기구 위주로만 발행됐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이번 채권은 민간·정책금융기관으로서는 첫 그린본드 발행으로 기록되게 됐다.

그린본드는 자금사용 용도가 특정 목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투자자 구성 또한 기존 해외채권 발행과는 다르다. 주정부 기금이나 대학기금 등 새로운 투자자들 뿐 아니라, 주요 자산운용사 등 기존 투자자라도 사회책임투자(SRI) 부문에 투자해야 하는 계정이 따로 있기 때문에 새로운 투자자 발굴이 중요하다.

이번 수출입은행의 그린본드에도 기존에 한국물에 투자하지 않았던 투자자 계층이 다수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계속 녹색산업을 지원했었기 때문에 이에 맞춰 새 시장을 개척하면서 조달 수단을 다양화하려 했다"며 "새로운 테마의 채권인 만큼 투자자 층도 기존과 많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는 기금이나 펀드를 운용하는데 있어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면서 이런 부문에 투자를 해야 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 예컨대 공해를 유발하는 산업에 펀드가 투자하는 것을 막는 다거나 하는 여론이 조성되며 SRI 부문 의무가 강화되면서 기존 펀드 등도 이 부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채권 투자자와는 달리 SRI 관련 투자를 하는 연기금이나 펀드는 상대적으로 보수적 투자 성향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이번에 수출입은행 채권발행에서 이들 SRI 관련 투자자 비중은 70%를 상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기존 한국물 발행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던 곳도 여럿 있었다. 수출입은행은 이들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2주간에 걸친 대규모 로드쇼를 기획하는 등 투자자 미팅에 공을 들였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NDR에서 만난 SRI쪽 투자자들 중에는 한국이나 수출입은행 자체를 잘 모르는 곳도 많았다"며 "기존 채권 발행보다 기업 설명에 특히 공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 주문은 18억 달러 가량 쌓였다. 지역별로는 미국 47%, 유럽, 32%, 아시아 21%의 비중을 나타냈다. 유형별로는 에셋매니저 55%, 은행 31%, 보험 및 연기금 5%, 일반기업 4%, 기타 5%의 비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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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타이밍도 절묘하게 잡아 금리를 대폭 낮추는 데 일조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20일 오후 3시경 글로벌 그린본드 발행을 어나운스(announce) 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니셜 가이던스는 'very low 100s'로 제시됐다. 이후 21일 오전 0시 가이던스는 'T+95~100bp'로 한차례 수정됐고, 결국 가이던스 하단에서 최종 발행금리가 결정됐다.

20일 기준 한국수출입은행의 5년만기 기존 채권 G스프레드가 'T+103bp'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유통물보다 8bp낮게 새 채권을 발행한 셈이다. 기나긴 휴일 연휴 끝에 국제금융시장에서 KP물에 대한 수요가 비교적 많은 상황을 잘 포착했다는 평가다.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는 "지난주 중국 증 아시아지역이 연휴였고, 이번주 월요일에는 미국이 휴일이었는데, 긴 연휴 끝에 KP물 금리가 타이트닝 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수요일 QE관련 부정적 언급이 나왔지만, 이를 상쇄할 정도로 발행시장 상황이 좋았던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자층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발행을 성사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시장을 안정적으로 개척한 것은 지난해부터 그린본드 발행을 준비하는 등 사전 작업에 공을 들인 결과다. 노르웨이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CICERO)의 인증도 올초 이미 받아놨다. 이번 채권의 주관업무는 그린본드 발행에 잔뼈가 굵은 스웨덴 현지 은행인 SEB(Skandinaviska Enskilda Banken)와 BofA메릴린치가 맡았다. 납입일은 오는 2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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