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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원, '탑클라우드 인수' 동반위 권고에 반하나 외식업 확장제한 대상 해당... "권고안 시행 앞서 서둘러 인수" 지적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3-02-22 18:00:05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2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원그룹 계열사인 피디피와인(PDP와인)이 호텔신라의 고급 퓨전 레스토랑 탑클라우드를 전격 인수했다. 와인사업에 주력하며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피디피와인이 '탑클라우드'를 통해 시너지를 이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의외의 복병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대기업의 외식업 확장 및 진입 자제를 권고안을 발표하며 대기업 제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동아원그룹 계열사인 피디피와인은 호텔신라 자회사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TCC)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규모는 60억6300만 원이다. 이로써 호텔신라가 운영하던 종로 탑클라우드와 공덕 탑클라우드23는 동아원그룹 손에 넘어갔다. 피디피와인은 와인 사업에 주력해온 업체로 스테이크전문점 '더 반 스테이크 하우스'와 와인바 '뱅가' 등을 운영하는 업체다.

문제는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의 음식업종 확대 자제 권고 결정이다. 지난 5일 동반위는 총 14개의 중소기업 적합업종을 지정하고, 대기업이 진입하거나 확대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은 외식업 대기업 기준을 ‘매출 200억 원 초과, 상시근로자 수 200명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 이 기준에 의해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과 계열사는 확대 자제 권고 대상이 된다. 특히 출점이나 브랜드 런칭 뿐 아니라 M&A를 통한 대기업의 외식업 신규 진입 및 확장도 제한된다.

탑클라우드코퍼레이션의 인수주체인 피디피와인은 동아원그룹의 계열사다. 동아원그룹은 사실상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동아원을 비롯해 29개의 계열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동아원의 연결기준 연매출은 5229억 원으로 대기업 기준에 해당한다. 물론 피디피와인 자체는 규모가 크지 않다. 2011년 기준 연매출은 181억 원이며, 상시근로자 수도 98명에 불과하다. 지분은 비상장 그룹 계열사 한국제분과 나라셀라가 각각 36.84%, 52.63%(2011년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위 권고는 대기업과 그 계열사로 범주를 정하고 있어 피디피와인도 제한 대상에 포함된다. 동반위 관계자는 "동아원그룹도 확대 자제 대상이 되는 기업집단에 해당한다"며 "그룹 계열사인 피디피와인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갑작스런 인수를 두고 동반위와 업계 일각에서는 동아원그룹이 제재를 피하기 위해 인수를 서둘렀다고 보고 있다. 권고 사항이 오는 4월 1일부터 3년간 적용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반위가 중소기업청을 통한 강경한 제재를 선언한 만큼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 부담스러 운 상황"이라며 "동아원그룹도 이를 의식해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시각이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반위의 권고안은 법적인 강제성은 없다. 동반위는 위반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위반시 시정요청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2차례 이상 권고를 했음에도 업체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중소기업청 사업조정제도로 이관시킬 수 있다. 민간위원회인 동반위와는 다르게 정부기관인 중소기업청은 벌금을 물리거나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어, 사실상 구속력이 발생한다.

피디피와인 관계자는 "탑클라우드 인수는 오래전부터 고민했던 사항"이라며 "와인사업의 강점을 외식사업과 접목시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반위의 결정을 피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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