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권, 제2라운드 돌입...이머징국가로 확산 브라질 흥행에 고무...터키·인도·멕시코 이어 남아공·러시아 등 관심권
송광섭 기자공개 2013-03-21 10:30:34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1일 10: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브라질 국채의 폭발적인 흥행 이후 잠잠했던 해외채권 시장이 제2 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브라질 뿐만 아니라 기타 이머징국가로까지 투자대상을 확대할 태세다. 하지만 해당 국가 경제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브라질 채권 인기에 편승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을 비롯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해외채권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터키·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 국채를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저금리 시대를 맞아 고금리 상품인 이머징국가 채권이 투자자들의 요구에 부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브라질 국채는 지난달까지 총 4조 원 가까이 팔렸다. 만기는 보통 10년으로 쿠폰금리가 연 1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예금금리가 3%대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 매력이 매우 크다. 이밖에 이머징국가 채권의 금리가 대부분 5~10% 수준이라 투자자들의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해외채권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곳은 KDB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올 초 터키 국채를 내놓은 KDB대우증권은 이달 말 국내 최초로 남아공 국채를 선보일 계획이다. 남아공 국채는 만기 1년물과 6년물 두 가지로 금리는 최대 7% 수준이다. 최소 가입금액은 1억 원 정도가 예상되고 있다. 해외채권 수요 증가로 인한 상품 라인업 보강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해외채권 판매에 소극적이던 우리투자증권도 조만간 터키 국채와 인도 국채를 판매할 예정이다. 출시 시기나 채권 매입 규모, 채권 운용 방식 등 세부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 채권상품부 관계자는 "현지 사정과 환율 변동 추이 등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며 "이달 말은 돼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멕시코 국채 판매에 나선 삼성증권 역시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국채를 이른 시일 내 출시할 계획이다. 브라질 국채가 대박을 내자 멕시코 국채에 이어 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는 것. 다만우리투자증권과 달리 인도 국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이다.
삼성증권 채권상품팀 관계자는 "사내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가신용등급이 BBB 이상인 국가가 발행한 국채에만 투자할 방침"이라며 "인도의 경우 신용등급이 BBB-이고 인도 통화인 루피화의 절상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달초 동양증권은 국내 최초로 인도 채권을 출시, 하루만에 470억원을 판매하는 인기몰이를 했다. 인도 국채의 목표수익률은 7%다. 6개월마다 이표금리(약 3.5%)가 지급되는데, 첫 번째 이표 지급 시 환차익을 합한 수익률이 7%를 넘으면 중도 상환된다. 만기 때는 이표금리에 환차손익을 더해 이자를 지급한다. 동양증권은 성공적인 판매고를 기록한 데 힘입어 다음달 인도 국채를 추가로 판매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하나대투증권·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또한 인도·러시아·남아공 국채 등 이머징국가의 채권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남아공 채권과 인도네시아 채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 최근 5개 국가에 대한 리서치 작업을 끝내고 조만간 라인업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현지 시장 및 환율 등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라 아직 결정된 사안은 없다"며 "판매가 결정되면 2~3개 해외채권을 동시에 라인업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5월쯤 해외채권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확한 분석없이 무분별하게 해외채권을 내놓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당 국가의 매크로를 담당하는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없다"며 "제2의 브라질 채권을 노리고 해외채권 라인업을 다양하게 확대하고 있지만 자충수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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