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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젠틀맨'이 되려면

권일운 기자공개 2013-04-23 08:48:37

이 기사는 2013년 04월 23일 0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수 싸이의 신곡 '젠틀맨'이 각종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전작 '강남스타일'을 뛰어넘을 기세다.

젠틀맨의 인기 비결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것은 싸이가 직접 출연한 뮤직비디오다. 유튜브 조회수만 2억 건을 돌파했다. 여성 비하와 짓궂은 장난을 일삼는 가짜 신사 싸이의 우스꽝스러움에 전 세계가 포복절도하고 있다.

젠틀맨과 강남스타일의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직설적인 가사는 싸이의 작품이다. 하지만 싸이를 만나본 사람들은 유쾌하지만 겸손하고 예의바르다고 입을 모은다. 불량한 외모와는 달리 '있는 집안' 출신에 세련된 말솜씨와 유창한 영어 실력을 갖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위메프의 최대주주 허민 대표도 싸이 못지않은 기인(奇人)이다. 젊은 나이에 수천억 원을 벌어들인 그는 신나고 멋진 일에 여생을 바칠 기세다. 야구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를 찾아가 마구를 배우다 못해 급기야 야구단을 차렸다. 싸이가 다녔다는 버클리대 음대에서 만학도 생활을 한 적도 있다.

허 대표 역시 직설 화법에 일가견이 있다.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소셜커머스 업계에 "이러다 다 망한다"는 돌직구를 날린 사람은 그가 유일하다. 위메프의 자금 사정을 묻는 질문에는 "매년 개인적으로 버는 임대료 100억 원 투자하면 그만"이라고 응수했다.

어른에 대한 예의는 깍듯하다. 고양 원더스 야구단에 SK와이번스를 우승으로 이끈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허 대표가 직접 삼고초려했을 정도다. 김 감독의 칠순 선물로 최고급 벤츠 승용차를 선물하기도 했다. 허 대표에게 김 감독은 스승이자 배우자, 동지다.

싸이와 허민, 다른 듯 비슷한 두 사람은 구설에 휘말렸을 때 완전히 다른 해법을 내놓았다.

병역 비리에 연루된 싸이는 재입대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허 대표는 위메프에 대한 편법 투자 의혹이 일자 슬그머니 투자금을 원위치했다. 전자는 '국민정서법'을 위반했고 후자는 편법을 썼다는 차이가 있지만 둘 다 엄연한 행정처분 대상이었다.

최근 위메프가 공개한 재무제표의 착시효과와 자본조정에 대한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답변 역시 "미처 그럴 줄 몰랐다"와 "생각해본 적 없다"였다. 이쯤 되니 곤란한 일에는 모르쇠로 대응하는 게 허민 대표와 위메프의 전략인가 싶기도 하다. 모름지기 '젠틀맨'이라면 잘못은 인정하고 억울한 점은 당당하게 해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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