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건설부문 '적자행진' 언제까지? 합병후 무역·유통만 흑자...차입금 상환부담도 지속
최욱 기자공개 2013-05-28 10:40:10
이 기사는 2013년 05월 23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 말 코오롱아이넷과 코오롱비앤에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재탄생했다. 시공능력평가 22위의 중견건설사이지만 건설부문 매출이 40%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사업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실질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도 건설업이 아닌 무역업과 유통업(자동차판매)이다.건설부문의 부진은 영업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져 차입금 규모를 줄이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단기성 차입금 비중이 높은 편이라 올해 들어 계속해서 차입금 상환부담이 시달리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분 매각, 사업 양도, 회사채 발행 등으로 실탄을 비축하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 상환해야 할 회사채 물량이 약 1500억 원에 달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합병 당시 외쳤던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려면 무엇보다 건설부문의 실적 회복이 필수적이다. 실적 개선과 함께 공사미수금 회수를 통한 현금 창출도 코오롱글로벌이 당면한 과제로 지적된다.
◇ 1분기에도 건설부문 영업손실 112억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1년 12월 합병 이후 건설업을 주축으로 하는 복합기업으로 다시 태어났다. 코오롱건설 시절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설부문을 유지하면서 코오롱아이넷(무역·IT)과 코오롱비앤에스(자동차판매)의 사업 부문을 끌어들여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을 4조2973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코오롱건설 시절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매출은 건설 43%, 무역·IT 38%, 유통(자동차판매) 19%로 구성돼 있다.
문제는 다른 사업에 비해 건설업의 실적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영업손실 65억 원, 당기순손실 233억 원을 기록했다. 새로 가세한 무역·IT과 자동차판매에서 각각 240억 원, 354억 원의 영업이익이 창출됐지만 건설부문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자를 희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신용평가사는 건설부문에서 적자가 이어지는 이유를 대손충당금에서 찾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1년 주택사업과 관련해 충당금 678억 원을 쌓았다. 지난해에는 대구 수성 코오롱하늘채, 울산 파크폴리스 등 손실 예상 사업장에 842억 원의 충당금을 추가로 설정했다.
이런 추세는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 23억 원, 순이익 81억 원을 올렸지만 건설부문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했다. 코오롱글로벌의 건설부문 1분기 영업손실은 112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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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회사채 1500억 추가상환 '부담되네'
건설부문의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저조한 영업현금흐름 역시 코오롱글로벌의 고민거리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영업현금흐름은 332억 원에 그쳤다. 2011년 코오롱건설 시절 창출했던 영업현금흐름(648억 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현금흐름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과도한 단기성 차입금에 대한 상환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 올해 3월 말 현재 코오롱글로벌이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차입금(사채 포함)은 8570억 원에 이른다. 총차입금 1조933억 원 가운데 78.3%가 단기성 차입금일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차입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코오롱아이넷의 무역사업에서 유입된 유전스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가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들어 이미 600억 원의 회사채를 상환했다. 하지만 오는 25일 만기가 도래하는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포함해 올해까지 1500억 원의 회사채를 추가로 상환해야 한다.
최근 들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유동성 확보 역시 차입금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월 하나캐피탈 지분을 매각해 300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달 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 데 이어 이번 달 말에는 IT사업 부문을 코오롱베니트에 넘겨 677억 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자산유동화, 투자지분 매각 등을 통한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될 IT사업 양도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겠다는 의도가 앞섰다"며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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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무구조 개선, 미수금 회수가 관건
일각에서는 건설부문 실적만 개선된다면 코오롱글로벌이 건설-무역-유통 세 바퀴로 굴러가는 복합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다른 분야에서는 꾸준히 이익이 실현되고 있기 때문에 건설부문만 살아나면 실적은 물론 재무구조도 곧 개선될 것이라는 얘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은 2009년부터 건설부문 리스크 감축에 주력해왔다"며 "충당금이 정상 범위 내에서만 발생한다면 건설사업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수금 회수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미수금은 1179억 원에 달한다. 전 분기 대비 13.2%가 줄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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