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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아해운, 필리핀 사업 발 묶이나 수백억 투자 부동산개발 '위태위태'...투자금 회수 미지수

김익환 기자공개 2013-06-14 09:57:57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2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아해운이 필리핀 개발사업에서 쓴맛을 보고 있다. 2008년 필리핀 리조트사업에 진출했지만 무산되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자산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면 재무구조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지난 1분기말 기준 계열회사인 흥아프로퍼티그룹에 416억 원을 대여했지만 대여금에 대한 이자 32억 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관련해서 흥아해운은 대손충당금도 전혀 설정하지 않았다.

흥아해운은 지난 2008년 미국 부동산업체인 트럼프와 손잡고 필리핀 수빅에 리조트를 비롯한 위락시설이 들어선 타운하우스 개발을 추진했다. 흥아프로퍼티그룹은 필리핀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설립됐다. 이를 위해 흥아프로퍼티그룹은 현지에 특수목적회사(SPC)인 수빅네오코브를 설립해 필리핀 부동산을 매입하며 사업에 착수했다.

현지 부동산 매입자금 마련을 위해 흥아프로퍼티는 흥아해운에 손을 벌렸다. 2008년 3월 수빅네오코브 유상증자에 참여해 40억 원을 출자했고 흥아프로퍼티 전환사채(CB)에 50억 원을 투자해 전환권을 행사하기도 했으며 차입금을 흥아해운이 지급보증하는 형태로 지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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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PF투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리조트개발 사업은 무산됐다. 차입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지만 사업 무산으로 투자금 회수가 막히자 흥아프로퍼티그룹은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수빅네오코브는 지난해말 자본총계가 -43억 원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흥아프로퍼티그룹(연결기준)은 해마다 적자가 쌓이면서 결손금이 64억 원으로 불어났으며 부채비율은 693%에 육박한다.

흥아해운은 리조트사업 대신 가스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필리핀 건설사인 AG&P와 손잡고 매입한 부지에 가스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에너지씨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은 투자금 회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흥아프로퍼티그룹은 AG&P와 맺은 양해각서(MOU)에 따라 보유 부동산을 사업주체인 시행사 등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리조트사업은 의욕적으로 진행해왔고 PF투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미뤄지고 있다"며 "가스발전단지 사업추진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으로 부동산 토지를 유휴자산으로 놔두기 어려워 검토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존스 랑 라살 그룹 (Jones Lang LaSalle)이 2011년 실사한 바에 따르면 현지 부동산 평가금액(지난해말 환율 기준)은 773억 원에 달하고 흥아프로퍼티그룹의 부동산 매각대금 회수가능금액(회수율 75%) 은 580억 원으로 추산된다.

AG&P와의 가스발전단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부동산 매각대금(580억 원)을 받으면 흥아해운은 흥아프로퍼티그룹에 제공한 대여금 및 미수금 448억 원을 무난하게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성사가능성은 미지수인만큼 부동산 매각대금을 돌려 받을 수 있을진 여전히 불투명하다.

회수가 불투명하면 흥아해운은 대여금을 손상차손 형태로 인식해야 한다. 리조트사업과 가스발전단지사업이 무산되는 최악의 경우 448억 원의 대여금 일부가 증발될 수도 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부동산 평가금액이 대여금을 웃도는 규모이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설정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흥아해운은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마련을 위해 오는 8월 22일 204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2012년 매출기준으로 해운업계 7위 이며 선주협회장인 이윤재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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