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운' 한라비스테온, 늘어난 부채는? 잇단 M&A 자산 8000억 늘어..빚 늘고 수익성 둔화
양정우 기자공개 2013-07-03 09:54:06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1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이하 한라비스테온)는 올해 1분기 비스테온의 공조사업부 18개사를 인수하면서 자산 볼륨을 8000억 원 가까이 늘렸다. 지난 1999년 비스테온이 최대주주가 된 이후, 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하지만 1분기 급격하게 몸집을 불리면서 부채 볼륨도 덩달아 늘어났다. 인수 대금으로 쓰기 위해서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고, 인수한 법인들이 기존에 보유한 부채가 연결기준 실적에 한 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부채 증가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더라도, 수익성 회복은 눈 앞에 맞닥뜨린 문제로 꼽힌다. 몸집을 키운 이면에는 수익성이 둔화되는 모습이 존재한다. 한라비스테온 측은 올해 2분기 인수후통합(PMI) 작업이 마무리되면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비스테온의 M&A로 몸집 키우기
한라비스테온은 지난 1월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지분 69.99%)으로부터 공조사업부 18개사 지분을 4392억 원에 인수했다. M&A를 통한 몸집 키우기는 최대주주인 비스테온이 취하고 있는 일관된 경영 기조다.
지난 1997년 한라그룹 계열이었던 한라비스테온은 그룹이 부도난 이후, 2년 뒤인 1999년 최대주주가 비스테온으로 변경됐다. 비스테온은 2000년대 중반부터 현 터키 법인(VISTEON Turkey)을 비롯해 클라이미트글로벌·알라바마 법인(HCSA)·중국 법인(HCC Dalian)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했다.
공조사업부 18개사를 흡수하면서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3조224억 원으로, 지난해말 2조2362억 원에서 35.2% 증가했다. 덩치를 키우면서 매출 볼륨도 자연스레 늘어났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236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8793억 원)보다 40.6% 증가했다.
증권사 연구원은 "한라비스테온이 이번 인수을 통해 자동차 공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기존 4~5위권이었던 시장점유율은 1위 덴소에 이어 발레오와 함께 2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늘어난 몸집 만큼 늘어난 부채
한라비스테온은 늘어난 몸집만큼 부채도 크게 늘었다. 올해 1분기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조6612억 원으로, 지난해말 7975억 원보다 108.3% 증가했다.
우선 이번에 인수한 공조사업부 18개사가 가지고 있던 부채가 빠짐없이 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인수 자금으로 쓰기 위해서 장기차입금을 1분기에 2506억 원 늘린 점도 부채 급증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늘어난 부채가 재무 건전성에 타격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연구원은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기준 55%에서 122%로 크게 올라갔다"면서도 "이 정도의 부채비율은 동종 업계의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높다고 볼 수 없고,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증권업계에선 한라비스테온이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5000억 원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후 매년 500억 원 안팎의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설비투자(CAPEX)는 올해부터 2~3년간은 2000억 원이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해, 결과적으로 안정된 현금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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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비스테온 관계자는 "회사가 분석한 EBITDA 가이던스를 외부에 노출할 수는 없다"며 "다만 올해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를 잠식시킬 정도로 현금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낮은 수익성 돌파구는 시너지 효과
현금 창출 능력을 고려할 때 부채 볼륨이 크&게 늘어난 건 단기간에 해소할 수 있는 문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수익성 측면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한라비스테온은 이번 인수 이후 영업이익률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6.3%로 전년 동기 9%에서 2.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2분기엔 영업이익률이 7.3%였고, 3분기와 4분기엔 각각 7.8%, 9.7%를 기록했다.
한라비스테온 측은 이번에 인수한 18개사에 대한 PMI 작업을 끝내면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한라비스테온은 인수한 해외 법인에 대해 생산관리 노하우를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한국 본사의 엔지니어들을 직접 파견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유럽에 위치한 생산 법인들의 수익성 향상을 자신하고 있다. 한라비스테온 관계자는 "올해 2분기부터 PMI에 따른 가시적인 성과가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운영 기법을 바꾼 것만으로도 생산성에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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