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세무조사, 오너일가에 '칼' 겨눈다 유원실업·시네마통상 등 초과이익 부당이전 문제 부각
김장환 기자공개 2013-07-18 10:02:53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세청의 롯데쇼핑 세무조사에서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등 3개 업체가 핵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앞서 4월 감사원에서 롯데쇼핑의 초과이익이 이들 관계사에 부당 이전된 사실을 적발하고 국세청에 법인세 추가 징수를 요청한 직후 이번 세무조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4월 롯데쇼핑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자녀와 배우자가 주주로 구성된 회사에 롯데시네마 매장을 헐값에 임대하고 부를 편법으로 이전한 사실을 적발했다.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등 3개 업체로 수년간 총 1000억 원대 달하는 부당이득이 유입됐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된 시네마통상은 신 회장의 장녀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최대주주로 앉아있는 업체다. 1분기 기준 신 사장의 지분은 28.3%, 그 뒤를 이어 신 회장의 동생 신선호, 경애 씨 등이 각각 9.43%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신영자 사장의 자녀 장혜선(7.6%)·선윤(5.7%)·정안(5.7%) 씨 등도 고르게 지분을 갖고 있는 사실상 오너 가족 회사다.
시네마푸드 역시 비슷한 주주구성을 이루고 있다. 신영자 사장이 33.6%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신선호(5.44%), 경애(5.44) 씨 역시 이 곳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신 사장의 세 자녀도 시네마통상과 비슷한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친인척이 보유한 총 지분율은 87.9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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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롯데시네마가 운영하는 영화관 내에서 최고 알짜로 꼽히는 매점사업을 수년간 전담해왔다. 이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배당금을 통해 고스란히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들 업체 모두 순전히 신격호 회장과 신영자 사장 등 오너일가의 부를 축적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업이었던 셈이다.
감사원에 적발된 유원실업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유원실업은 신 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 씨가 57.8%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나머지 지분 42.1%는 모두 신 회장과 서 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보유하고 있다. 등기이사로는 서 씨의 친오빠 서진석 씨가 올라있다.
유원실업은 시네마 관련 매출이 가장 높은 서울과 경기도 일대의 매점 운영권을 독점하며 덩치를 키워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운영 중이던 매점이 총 30군데에 달했다. 나머지 전국 영화관내 매점은 시네마통상(14개) 시네마푸드(8개)가 골고루 갖고 있었다.
이런 기업 행태는 과거에도 여러 번 문제의 소지가 됐다.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쇼핑이 특수관계회사인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에 부당지원한 행위를 적발하고 3억 2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직영으로 운영할 경우 50~60% 가량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던 매점사업을 이들 업체에 20% 수준의 임대수수료만 받고 저가에 임대한 사실을 지적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이후로도 적발된 불공정행위를 전혀 시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전국 매점 사업권을 이들 업체에 더욱 몰아준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 조사 결과 유원실업과 시네마통상은 280억 원의 현금배당과 782억 원의 주주차익을 얻은 것으로 적발됐다. 모두 신격호 회장의 인척들에게 흘러 들어간 돈이다.
올해 정권이 교체되고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롯데그룹은 뒤늦게나마 친인척에게 매점사업권을 몰아주는 불공정행위의 시정에 들어갔다. 지난 3월 롯데쇼핑 시네마사업본부에서 전국 직영영화관의 매점을 직접 운영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유원실업, 시네마통상, 시네마푸드 등과 맺었던 관리 운영계약은 모두 해지됐다.
그러나 국세청에서는 이번 특별세무조사를 통해 관련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다. 감사원 조사 결과대로면 이미 시정된 사안일지라도 과거 롯데쇼핑으로 돌아갔어야 할 최소 1000억 원대 달하는 이익이 부당하게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롯데쇼핑 주주들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 고발까지 가능한 사안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가 감사원의 법인세 추가 징수 요청 뒤 이뤄졌고, 또 특정 혐의를 인지하고 조사에 들어가는 서울청 조사 4국이 나섰다는 점에서 관련 문제가 집중 조명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문제를 적발하고 들어간 사안이면 오너 일가의 검찰 고발을 염두에 둔 범칙조사일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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