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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멈춘 은행 시중銀 자산증가율 경제성장률 하회…"해외진출 등 고민해야"

안경주 기자공개 2013-08-13 08:52:58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9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중은행의 자산 성장이 사실상 멈췄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자산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자산 정체 현상이 고착되면 수익창출 여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국내 은행의 자산 성장세 둔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 4대 은행의 지난 2분기 총자산은 933조 328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11%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1분기 자산 증가율은 각각 1.61%와 1.01%로 1%대에 그쳤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자산 성장세가 사실상 멈춘 건 금융위기 이후"라며 "그동안 은행간 경쟁은 덩치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2005~2008년까지만 해도 은행들은 매년 대출(여신)을 늘려 10~20%대 자산 증가율을 보였다.

이 같은 자산 성장 둔화 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여신 확대보다는 자산건전성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즉, 리스크 관리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여신(대출) 증가율은 2009년 0.92%, 2010년 1.89%, 2011년 6.42%, 2012년 1.55% 등으로 자산 증가율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이는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면서 기업들은 은행보다 금리가 싼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이 오히려 이익이어서 여신이 확대되지 못했다. 반면 신용등급이 낮거나 중소기업들은 부실 우려로 인해 은행들이 대출을 꺼려하면서 여신이 확대되지 못했다.

은경 2013 상반기-자산 성장

은행의 자산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하회하면서, 수익창출 여력 역시 떨어지고 있다. 이자수익 감소,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하향세에 있는 은행업이 턴어라운드할 때 수익성 악화를 막아줄 성장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경우 실물 경제가 침체하고 저성장 현상이 굳어지면서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처럼 고성장을 지속하는 것은 어렵지만 실물 경제 이상의 성장성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금융위기 이후 자산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섰던 2011년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은행은 지난 2011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당시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에는 현대건설 매각 이익 등 일회성 요인뿐만 아니라 이자수익 증가와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은행들은 2010년 대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리 과정에서 부실을 털어냈고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았다. 그러나 2011년 그런 요인이 해소되면서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많이 쌓을 필요가 없어지면서 추가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또 예대마진이 확대되는 가운데 여신을 중심으로 한 자산 성장이 이뤄지면서 이자수익 역시 증가했다. 실제로 2011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3.7%였으나 4대 은행의 자산 증가율은 5.89%, 여신 증가율은 6.42%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하향세였던 은행업이 일시적 턴어라운드 시기에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수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자산 성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이유로 부실여신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자산 성장에 대한 고민은 소홀히 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기본적으로 실물경제보다 높은 수준의 자산 성장이 있어야 수익성이 훼손받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이 연간 자산 증가율의 최소 목표 수치로 경제성장률을 드는 것"이라며 "다만 국내에서의 자산 성장이 한계에 달한 만큼 해외시장 진출 등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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