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투기등급 문턱까지 왔다 자산매각 지연되고 주택손실은 커지고…신용도 추가 하향 배제못해
서세미 기자공개 2013-08-22 11:16:23
이 기사는 2013년 08월 19일 18: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이 BBB-(안정적)로 하향되면서 투기등급 문턱까지 내려왔다. 신용평가사들은 동부건설의 '희망봉'인 발전사업의 가시화를 기다리기에는 당장의 유동성 위험과 주택사업의 부실이 커 보였던 모양이다.자구책으로 제시했던 동자동 오피스와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지연되면서 유동성위험은 확대됐다. 주요 주택사업에서는 추가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 신용도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시각은 낙관적이지 않다. 늦게나마 자산매각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한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날은 요원해 보인다. 주택 사업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대체 사업의 부재는 동부건설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 등급 하향 착수는 한기평이, 행동은 NICE신용평가와 한신평이
신용평가사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부건설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16일 반기 실적을 반영한 수시평가를 통해, 한국기업평가는 주말을 보낸 후 19일 등급 하향을 통보했다. 한기평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을 기정사실화 한 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달거나 하향 검토를 위한 와치리스트(watchlist)에 등재할 지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건설에 대한 신용등급 조정을 처음 착수한 곳은 한국기업평가였다. 지난 4월 정기평가에서 회사측의 강력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고, 총차입금/OCF 배율 10배라는 사실상 단기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등급 하향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다음 평정 때는 등급 하향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등급 하향의 선수는 다른 평가사들이 쳤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당시 한기평과 달리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했지만 넉달이 지난 후 수시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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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의 신용등급 하향 요인은 크게 두가지다. 동부건설이 재무개선 방안으로 내세웠던 동자동 오피스와 동부익스프레스 잔여지분 매각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높아졌다. 김포 풍무 등 주요 사업장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큰 손실이 발생한 것도 우려 요인으로 작용했다.
예상보다 지연된 자금유입과 큰 손실 규모는 재무안정성을 훼손시켰다. 동부건설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472.8%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576.2%로 확대됐다. 또 자기자본 대비 총차입금 규모는 2.8배 이상을 상회하고 있어 차입금 부담이 과중한 상황이다.
동부건설은 원래 올해 상반기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할 계획이었다. 동부건설은 용산 동자4구역 오피스 매각을 통해 관련 공사미수금과 오피스보유분 등 3000억 원 규모의 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다. 또 1500억 원 상당의 동부익스프레스 잔여지분을 매각해 유동성 개선을 추지하고 있다.
A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동부건설이 원래 제시했던 자구책 계획에 비해 자산 매각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문제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동부건설은 현재 동자4구역 오피스 매각과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을 8월 중으로 마무리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만약 예정대로 자산 매각이 이뤄지면 현금흐름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BBB0등급을 유지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금상환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현금흐름과 마찬가지로 자기자본도 중요한 재무안정성 지표로 작용한다. 그런데 동부건설은 올해 상반기 부실을 반영에 따른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기자본이 상당히 감소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상반기 동부건설의 영업실적이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상반기 일회성 비용만 1185억 원이 발생했다. 상세 내역은 김포풍무 아파트의 분양가 하향 결정에 따른 미래손실, 최근 완공된 인천귤현 아파트 사업 손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동부택배 주식의 손상차손 인식 등이다.
B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원래 동부건설의 주요 사업장인 김포풍무와 인천귤현 부문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그 수준이 예상보다 컸고 그 외 동부택배 등 소규모 손실들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김포풍무 아파트의 경우 2011년 680억 원 가량 대손상각이 이뤄졌었는데 올해 상반기 300억~400억 원 상당의 추가 부실이 반영됐다. 분양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떨어진 결과다. 입주가 마무리된 인천귤현의 미분양분은 현재 167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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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추가 손실이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매출이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고정비 부담과 진행공사 원가율로 영업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인천귤현과 김포풍무 등 미분양 사업지의 분양촉진으로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NICE신용평가는 "최근 악화된 주택경기를 고려했을 때 준공된 주택 사업장에 선투입된 자금의 회수 지연 가능성"을 우려했다.
C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예상보다 약화된 영업실적이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공감하면서도 "동부건설 입장에서는 김포, 인천 등 주택사업장의 손실을 빨리 상각한 것이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주택 부문을 정리에 나선 것 까진 좋다 해도 주택사업이 나간 자리에 동부그룹이 밀고 있는 발전소 사업이 자리잡고 있지 못하고 있는 점은 중단기적으로 동부건설 신용도에 부정적이다. 동부건설은 올해 4분기 착공을 목표로 1조 7000억 원 규모의 동부화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착공 시기가 불확실하다.
B 신평사 관계자는 "동자동 오피스와 동부익스프레스 자산 매각이 이뤄지고 나면 현금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지만 영업수익성 개선을 통한 차입금 축소가 이뤄지기 위해선 당진발전소, 동자동호텔 등 계열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 신평사 관계자 역시 "중기적으로 주택사업이 빠진 부분을 발전소 사업이 보완하지 못하면 사업 포트폴리오가 약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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