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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이후 한국물 발행 줄줄이 대기 원화채, 3주연속 1.5조 넘게 발행…9~10월 한국물 발행 활황 예상

한희연 기자공개 2013-09-10 09:03:24

이 기사는 2013년 09월 09일 08: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들이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조달 수요가 몰리면서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요구 금리 수준이 높아지면서 수요예측에서 발행사와 투자자의 기싸움이 잦아지고 있다.

국내기관의 공모 해외채권(한국물) 발행시장도 9월은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외국화평형기금(외평채)로 여름 휴가철 후 발행시장을 시원하게 열어 제낀 이후 뒤따라 나오려는 공기업·민간기업의 발행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넘치기 때문이다.

◇ 회사채 발행 3주 연속 활기…업황 따라 투자자 금리 요구 높아져

더벨 집계에 따르면 이번 주(9월9일~9월13일) 발행 예정인 일반 공모 회사채(SB)는 1조 5800억 원 어치다. 3주 연속 1조 5000억 원 넘는 발행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8월 23일까지 회사채 발행 규모는 주당 평균 3500억 원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미국 양적완화 조기 축소 우려로 국제금융시장 금리 상승과 더불어 국내 금리도 상승했고, 투자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8월 마지막 주(8월26일~8월30일)부터 SK C&C(2100억 원), 삼성에버랜드(5000억 원), SKC(1000억 원), 하나금융지주(3000억 원) 등 굵직굵직한 발행을 중심으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바통을 이어 받아 지난 주(9월2일~9월6일)에는 삼성물산(3000억 원), 현대제철(4000억 원), LG유플러스(2000억 원), SK(2000억 원) 등 1조 6460억 원의 발행 규모를 나타냈다. 이번 주 발행 규모는 1조 5800억 원으로 롯데케미칼, KCC, CJ대한통은, 삼천리, 두산, 대우건설 등의 발행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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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는 롯데케미칼, 네이버 등의 수요예측이 이뤄졌다. 발행 규모 자체는 늘었지만 업황에 따라 투자자들의 금리 요구는 아직 높은 수준임을 실감케 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일 3년과 5년 만기 회사채에 대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그 결과 3년물에는 희망금리 내에 수요가 모였지만 5년물의 경우 대다수 수요가 희망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들어왔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3년물을 일부 증액하고 5년물 금리를 높이기로 했다. 최근 업황이 나빠진 석유화학 업체의 장기물에 대해 투자자들의 금리 요구가 예상보다 높았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 4일 3년 만기 회사채 1000억 원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하지만 1800억 원의 투자 수요는 모두 희망금리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들어왔다. 결국 네이버는 발행금리를 높여 예정 발행 물량인 1000억 원을 발행키로 했다.

최근 금융지주회사의 채권 발행 시도도 눈에 띈다. 지난 8월 29일 하나금융지주가 3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신한금융지주는 9월 5일 2000억 원 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밖에 NH농협금융지주는 10월 초 5000억 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자회사 유상증자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이 밖에 오는 13일에는 그간 말이 많았던 회사채 차환 지원 제도에 기반한 시장안정 프라이머리 CBO 발행도 처음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기초자산 중 회사채 만기도래 기업의 차환을 돕겠다는 기존 취지에 해당하는 회사채는 한라건설 고작 1건 뿐이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기업들이 7월 대책 발표 이전부터 미리 자금을 마련해 두어 차환신청 회사가 적었기도 했고, 낙인 효과 우려도 일부 있어 신청을 꺼렸기 때문이다. 10월 만기도래분에 대한 신청도 현대상성 한곳 뿐이라 금융당국의 계획대로 P-CBO 활성화가 진행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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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저금리 외평채 발행 이후 한국물 발행 줄줄이 대기

한국물 시장은 정부가 외평채 발행을 화끈하게 성사시키면서 모처럼 바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여름 휴가철로 생긴 공백을 정부채가 뚫어 주면서 뒤따라 나오는 기관들에 일종의 벤치마크를 확실히 세워줬다는 평가다.

정부는 지난 5일 새벽 10년 만기 외평채 10억 달러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수익률(T)+115bp'로 쿠폰금리는 3.875%, 일드 수익률은 4.023%로 결정됐다. 역대 10년 만기 외평채 사상 최저 금리다. 투자자 주문은 200여 개 기관에서 50억 달러 가량 들어와, 버냉키 쇼크 이후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도 한국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중 북핵이슈와 버냉키 쇼크 등으로 장애물이 많았던 탓으로 한국물 발행은 예정된 것보다 다소 주춤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내년 초 대규모 만기 물량으로 인해 하반기중 한국물 발행을 꾀하고자 하는 발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상태다. 한국물 발행사들은 몇 달 전부터 주관사를 뽑고 서류 작업을 하며 시장을 탐색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8월 말부터는 앞으로의 발행에 대비해 현재 해외 투자가들을 만나 회사를 설명하는 넌딜로드쇼(NDR)을 개최하는 등 작업을 하고 있다.

외평채 이후 발행에 나설 것이라 얘기되고 있는 발행사는 정책금융기관, 공기업, 민간기업 등 분야를 가릴 수 없다. 태핑하는 통화도 달러 뿐 아니라, 유로, 스위스프랑, 호주달러 등 다양하다.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LG전자, 국민은행, 농협은행,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도로공사,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동서발전, 한국주택금융공사, 포스코, GS칼텍스, SK종합화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이달 중순 예정된 미국 FOMC에서 예상대로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나올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시리아 등에서 불거진 불안도 장애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양적완화 조기 축소 등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지속적으로 시장에 인지돼 왔기 때문에 큰 충격을 줄 만한 요소는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이미 노출된 재료이기 때문에 시장 가격에 미리 반영돼 있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그간 시장 참가자들도 나름대로 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에 그리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란 논리다. 이보다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이 더 큰 모습이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9월에는 한 주에 적어도 2~3개의 한국물 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발행이 몰려 있는 반면 시장 변동성을 키울 만한 요소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시장 상황이라 살얼음판 걷는 행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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