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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그룹, 카운트다운 시작됐나 회사채 발행시장 활황‥발행물량 급증에도 투자수요 견조

임정수 기자공개 2013-09-03 09:01:09

이 기사는 2013년 09월 02일 09: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발행 시장이 대 호황을 맞았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발행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2주 연속 매 주 1조 원 이상의 회사채가 발행된다. 9월에도 4~5조 원의 회사채가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수요도 아직까지 충분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집액 이상의 기관투자자 수요가 몰리면서 희망금리 내에서 발행하거나 증액 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발행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 동양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 조정할 뜻을 내비치면서 그룹이 지난 해 제시한 자구 계획의 성과가 미미하고 실현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다. 또 10월을 기점으로 동양증권을 통한 자금조달 길이 막혀 심각한 유동성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8월말 회사채 발행액 전주 대비 9배…투자 수요 활발

지난 주(8월 26일~30일)에 공모 절차로 발행된 무보증 일반회사채(SB)는 1조 4100억 원에 달한다. SKC(1000억 원) 현대하이스코(1000억 원) 하나금융지주(3000억 원) 삼성에버랜드(4500억 원) SK C&C(2100억 원) 등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한 주 전 발행액 1800억 원의 9배에 이르는 물량이다. 2주 전 8500억 원과 비교해도 발행 규모가 2배로 늘어났다.

이번 주(에도 1조 2000억 원 어치의 회사채가 발행된다. LG유플러스(2000억 원)을 비롯해 하이트진로홀딩스(1000억 원) 현대제철(4000억 원) 삼성물산(3000억 원) SK(2000억 원) 등의 우량 대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주 연속으로 1조 원 이상의 물량이 나오는 셈이다.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도 활발하다. 일부 기업의 특정 만기물에서 미배정 물량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수요예측에 발행액 이상의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회사채 공급 물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기관 투자자의 회사채 투자 수요는 아직 충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3000억 원을 발행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는 4900억 원의 기관 수요가 몰려 들었다. 전체 수요 중 100억 원을 제외한 4800억 원 어치가 희망금리 내에 들어왔다. 개별 민평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수요만 3000억 원을 넘어선다.

SK C&C가 발행하는 2000억 원 어치의 회사채에도 발행 물량 이상의 투자 수요가 희망금리 내에 들어왔다. 3년물(500억 원) 5년물(1000억 원) 7년물(5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는데 7년물을 100억 원 증액해 2100억 원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3년물(1000억 원) 5년물(2000억 원) 7년물(1000억 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5년물의 경우 희망금리 내 투자 수요가 부족해 3년물과 7년물 발행액을 200억 원 씩 늘리는 대신에 5년물을 400억 원 줄여 발행하기로 했다. 투자 수요에 따라 5년물을 감액하기는 했지만 3개 기물 모두 1:1 이상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하이트진로홀딩스는 1000억 원 발행에 950억 원의 수요가 희망금리 내에 들어왔다. 희망금리 상단을 개별 민평금리 대비 5bp 낮게 제시했는데도 대부분의 수요가 그 보다 낮은 금리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커진 3개월 동안 회사채 발행이 거의 없다가 최근 금리가 장기적으로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갑자기 발행 물량이 몰려 나오고 있다"면서 "대기하고 있던 투자 수요가 활발하게 참여하면서 대부분의 수요예측이 오버부킹으로 마무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9월에도 회사채가 계속 쏟아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투자 수요가 우량 기업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몰릴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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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여전사의수요예측 결과는 부진했다. 우리카드는 2500억 원의 카드채를 모집하려고 했는데 투자 수요는 600억 원에 불과했다. 메리츠캐피탈은 회사채 400억 원을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투자자들이 외면하면서 기관 투자자 수요를 하나도 모으지 못했다.

9월을 기점으로 회사채 발행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살아 있지만 9월에 4~5조 원 수준의 발행 물량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원하는 수준의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신용평가사들 "동양그룹, 10월 이후 유동성 우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가 동양시멘트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동양그룹 6개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 조정할 뜻을 내 비쳤다. 단순히 사업이나 재무적인 상황에 따라 신용등급을 한 등급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동양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우려를 표시했다.

동양그룹은 지난 해 올해 상반기까지 2조 원의 유동성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약속한 상반기가 지났는데도 구조조정의 성과가 미미하고, 그나마 매각한 자산도 상당 부분 계열사를 활용해 돌려 막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신용평가사들은 동양그룹이 제시한 구조조정 계획의 실현 가능성도 낮다고 판단을 내렸다.

상황이 이러한데 계열 증권사인 동양증권을 통한 자금 조달 루트도 10월부터 활용할 수 없게 됐다. 금융감독 당국이 동양그룹의 리스크를 동양증권으로 확산시키지 않기 위해 지난 4월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해 신용등급이 낮은 계열사의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계열 증권사를 활용해 발행하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개정된 규정이 10월부터 시행되면 동양그룹을 근근히 버텨나갈 수 있게 했던 자금 조달 수단이 사라지게 된다.

신평사들은 자구 계획의 진행 경과와 추가적인 계획을 보면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자구계획으로 제시한 자산 매각 이외에 핵심 자산인 삼척 화력발전소 지분이나 동양증권 매각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신평사들은 "자산 매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적정 매각가액을 확보하기 어렵다"면서 발 빠르게 유동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자구계획이 실패하거나 충분하지 않아 한계상황에 다다를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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