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生, 건전성 악화우려에 보완자본 확충 생·손보업계 최대 영구채 투자…10년 만기 5% 후순위채 2000억 발행
안영훈 기자공개 2013-09-30 10:36:34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7일 1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수익에 현혹돼 단독으로 65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쓸어담은 흥국생명이 결국 자승자박 상황에 빠졌다.2000억 원의 후순위채 발행으로 위기는 넘기게 됐지만 흥국생명은 매년 100억 원씩 10년간 1000억 원의 이자를 물어야 하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으로 인한 위험기준 자기자본비율(RBC비율) 급락에 대비해 오는 30일 회사 최초로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 단독으로 생보 신종자본증권 33% 싹쓸이
하반기 보험사 재무건전성 부문에서의 최대 이슈는 신종자본증권이었다.
지난 7월 한국회계기준원은 신종자본증권 회계처리에 대한 유권해석을 내놓았고, 보험사는 기존에 채권으로 분류하던 신종자본증권을 9월 말 결산부터 지분증권으로 분류해야 한다.
회계처리 변경으로 신종자본증권의 신용위험계수는 기존 2%에서 12%까지 상승했고, 당장 보험사는 신용위험액 증가로 RBC비율의 타격이 불가피했다.
지난 6월 말까지 국내 생·손보업계가 인수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약 3조 3000억 원 수준이며, 이 중 2조 원은 생보업계의 인수분이다.
흥국생명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6500억 원으로, 전체 생보업계 인수분의 33%에 달한다. 흥국생명 다음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많이 인수한 KDB생명의 인수분이 30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혼자서 거의 쓸어 담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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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가 길고, 상대적인 고수익에 현혹된 결과인데 신종자본증권 올인 투자의 대가는 컸다.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신용위험은 기존엔 138억 원 수준이었지만 9월 결산에선 액은 780억 원으로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RBC비율은 16.3%포인트나 하락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흥국생명은 금융위기 때 과도하게 해외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입었는데 이번에도 신종자본증권 투자가 과도했다"며 "신종자본증권이 장기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해도 다른 회사들이 신중하게 접근했다면 그 배경을 살폈어야 하는데 그냥 쓸어 담기에 바빴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 5% 금리로 2000억 후순위채 발행… 애써 벌어 금융비용 충당할 판
신종자본증권으로 인한 RBC비율 하락과 동시에 8월 말 국고채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이 커지면서 흥국생명은 부랴부랴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했다. 후순위채 발행이 전무했던 흥국생명으로는 굴욕적인 결과다.
다행히 AA등급의 안정성과 태광그룹 계열사라는 점, 5%의 발행금리(금일 10년 만기 국고채권 최종호가 + 140bp와 5% 중 큰 금리 사용)는 기관투자가의 참여를 이끌어 냈다. 오는 30일 2000억 원의 후순위채 발행은 성공한 셈으로, 금리추이에 따라 흥국생명의 9월 말 RBC비율은 190%선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금융비용이다. 흥국생명은 2000억 원 후순위채 발행으로 향후 10년 간 매년 100억 원씩 총 1000억 원의 금융비용을 물어야 한다.
흥국생명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 2000억 원 중 1000억 원은 코리안페이퍼(KP물)에 투자한다. 나머지는 각각 500억 원씩 기업대출과 구조화증권에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보험사의 투자수익률 등을 감안할 때 후순위채 조달 자금의 투자로 흥국생명이 얻는 수익률은 4% 수준으로 추정된다. 후순위채 조달금리 대비 1%가 부족한 상황인데, 업계에선 이는 신종자본증권 투자로 얻는 수익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후순위채 금융비용은 운용을 통해 충당할 수 있지만 이번 2000억 원 후순위채 발행으로 흥국생명의 후순위채 자본확충 여력은 상당히 떨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후순위채는 가용자본 산출시 보완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자기자본의 50%만을 인정받는다. 결국 흥국생명은 오는 2023년까지 2000억 원을 빼고 보완자본 여력을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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