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證 유일 여성임원PB "고객에게 마술을 걸다" [PB 인사이드]①전진희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
송종호 기자공개 2013-10-15 11:04:31
이 기사는 2013년 10월 11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진희(43·사진) 미래에셋증권 압구정지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리테일부문에서 유일한 여성임원이다. 2010년 말 전 지점장이 이사로서 최초 여성 임원 타이틀을 달고 미래에셋에 지금까지 여성은 리테일부문 임원을 달지 못했다. 일선 지점장 가운데 여성 지점장은 전진희 지점장을 포함해 남희정 강남구청지점장, 김지숙 센터원 영업부 지점장 등 3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여성이 지점 총괄을 맡기도 어려운 형편에 리테일부문 임원이 됐다는 사실이 그의 PB로서의 능력을 말해준다.기자와의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그는 포크를 꺼내 들었다. PB로서의 능력은 바로 포크를 이용한 마술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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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마와 싸우는 고객에게 웃음을 주는 PB
15년 전 암 투병중인 고객에게 전 지점장은 과일을 깍아 포크에 찍어 건네면서 포크를 길게 늘였다. 간단한 마술이었지만 오랜 병마에 시달린 고객이 웃음을 찾는 순간이었다. "순간 당황한 고객이 금세 환하게 웃었다"며 "가제트 팔처럼 쭈욱 늘어나는 포크를 사서 고객에게 마술을 걸었지만 정말 드리고 싶었던 것은 수익률보다 웃음이었다"고 회상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전 지점장의 마술은 포크와 같은 도구에만 있지 않다.
지난 1990년 한일투자신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전 지점장은 20여 년 동안 줄곧 압구정과 강남 일대에서만 PB생활을 해왔다. 고액자산가와 세련된 투자자들이 태반인 이 지역에서 전 지점장은 떡, 김치, 고추장, 쌀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부분의 고객이 은퇴 후 65세 이상의 고령층이라고 밝힌 전 지점장은 "자산이 상당한 이분들에게 고액의 선물은 언제든지 구입할 수 있는 물건에 지나지 않는다"며 "혼자 쓸쓸한 저녁식사를 할 때 새로 담근 김치를 들고 찾아가면 자식 보듯 반가워 하신다"고 PB로서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쌀이나 고추장, 옥수수도 마트에서 구하기 보다는 반드시 농사를 짓는 지인으로 부터 직구를 통해 선물한다는 전략이다. "뻔한 옥수수지만 충청도 어딘가에서 제 지인이 어떻게 농사를 지어 가져온 것이라고 말을 하면 그 옥수수는 더이상 그냥 옥수수가 아니다"라는 설명이다.
전 지점장은 "PB의 생명은 높은 수익률이 아니다"며 "고객이 나로 인해 즐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고객과 수익이 아닌 인생을 나누다
삼성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 등을 거치면서 증권업무를 익힌 그는 2005년 고객의 제의로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푸르덴셜에 있을때 고객인 여성 CEO분이 종합자산관리를 하려면 미래에셋증권으로 옮기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자산관리 의식이 있었던 고객 덕분에 PB로서 먹고살 수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지만 당시 전 지점장의 푸르덴셜 고객 80%가 미래에셋으로 옮겨왔다.
아울러 지난해 압구정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압구정지점의 고객관리자산이 7~8%가량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 영업점종합평가에서 압구정지점은 피어그룹내 2위를 기록했다.
최근엔 이자율이 경쟁사보다 낮아 투자결정을 미루던 법인이 100억 원을 미래에셋 압구정지점에 넣었다. 이자가 맞지 않지만 전 지점장의 실력이 낮은 이자차이를 극복시킨 것이다. 이정도면 고객 덕분에 먹고 산다는 그의 설명이 겸손이라고 해석된다.
전 지점장은 고객을 멘토로 삼고 있다. 물론 이는 직원들에게도 적용시키고 있다. "멘토 고객을 5명만 만들어도 성공한 것"이라며 "고객을 통해 배우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경우고 많다"고 밝혔다. 그는 직업으로서 PB보단 인생으로서 PB를 강조했다.
고2 아들은 고객의 소개로 지금 캐나나에 유학 중이다. 그가 고객 충고로 미래에셋으로 자리를 옮기고, 아들을 유학보내는 게 고객과 수익을 나누기 보다 인생을 나눴기 때문에 가능했으리라는 짐작이 가능하다. 물론 인생을 나눈건 전 지점장 뿐 아니라 고객도 마찬가지였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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