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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스크 여전, 선진국에 '길' 있다" [thebell Forum] 주원 현대경제연 수석연구위원 '2014년 국내외 경제전망'

김장환 기자/ 양정우 기자공개 2013-11-27 11:23:18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6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세계 경기는 어떻게 될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리스크 요인은 컨트롤 가능할까.

본격적인 회복세는 아니어도 완만한 성장은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과 유럽이 상대적으로 신흥국보다 나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우리 수출의 3할을 차지하는 중국(홍콩 포함) 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예상되고 있어 선진국을 통한 성장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13기업재무전략포럼_주원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경제연구실 수석연구위원(사진)은 26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머니투데이 더벨 주최로 열린 '2014 더벨 기업재무전략 포럼'의 발제자로 나서 "한국 경제가 중국 시장에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도 중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 자체가 그다지 밝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연구위원은 2014년 중국의 경제 성장이 외수보다 내수 쪽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외수가 축소되면서 전반적인 성장률을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해 7% 후반이었던 경제성장률이 이에 따라 내년도 7% 초반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그는 중국의 주택시장은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지 알 수 없어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및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조정으로 인해 주택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있지만, 중국 부동산은 여전히 지속적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주 연구위원은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가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주택가격 증가율 역시 최근 조금씩 올라가는 분위기"라면서 "다만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주택시장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나타난 현상으로 보이기 때문에 '버블'이 언제든지 터질 위험은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오랜 기간 저성장기조를 이어왔던 미국과 유럽시장에서는 내년도 안정적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경우 최근 실업률이 7%대 초반으로 하락했고, 주택가격 역시 안정적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소비심리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제조업 PMI 지수가 상승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내년 성장을 점치는 이유 중 하나다.

주 연구위원은 "미국은 민간 주도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고, 재정과 경상수지 적자폭이 대폭 감소해 관리 가능한 수준에 접근했다"며 "내년도 미국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연 2.6%대로, 소폭이지만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로존 국가들 역시 회복세가 미약하겠지만 내년에는 장기간 지속돼왔던 적자기조에서는 마침내 탈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독일, 프랑스와 달리 그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던 유로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기대된다.

주 연구위원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들은 내년에 각각 0.2~1.4%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종합적으로 내년도 국내 경기에 가장 민감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둔화를 보이던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은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다. 때문에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신흥국 경제의 하방리스크에 대비하고 선진국 경기회복에 따른 글로벌 시장에서 수요 확보에 노력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주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대외요인으로 차이나리스크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고, 일본의 인위적인 경제개혁과 유럽 위기의 지속 가능성, 미국의 테이퍼링 문제 등이 산적해 있다"며 "적극적인 수출 신시장 확장 노력과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수종사업 확보에 주력해야 하고, 외환시장 변동성 리스크 축소 및 자본시장 경색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주원 연구위원 발표 전문.

미국 경제는 민간소비 부문이 70~80%를 차지한다. 민간소비는 근로 소득과 자산 소득으로 나뉜다. 이 중 근로 소득은 실업률, 자산 소득은 주택 가격과 각각 관련이 깊다. 내년 미국 실업률은 7% 초반대로 하락하고 주택가격은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미국 경제는 완만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PMI의 경우는 최근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올라서는 추세다. 하지만 아직 소비자 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다.

미국 재정수지와 경상수지를 보면 특히 재정수지가 크게 호전되고 있다. 물론 재정수지 호전을 곧바로 미국의 구매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경상수지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지고 있다. 미국 경제성장률과 부문별 기여도를 파악해보면 민간소비와 투자, 수출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정부 지출의 역할은 다소 축소됐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 중국 경제의 움직임이 우리나라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중국 경제를 보면 아세안(ASEAN)에 대한 수출 증감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국가의 외수 경기는 둔화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생산 증가율과 소매판매 증가율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완연히 회복됐다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중국은 내수 주도의 경기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정자산투자는 20%대 증가율을 지속하고 있고, 주택가격 증가율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은 글로벌 시장과 달리 조정을 겪지 않아서 버블이 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내수를 중심으로 7%대 후반을 기록하며 성장 속도가 완화되고 있다.

유럽 경제는 재정위기 이후 긴축 재정을 통해 GDP 대비 재정적자가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IMF 전망에 따르면 유로존 경제성장률은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내년에도 플러스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은 기존 마이너스 성장률에서 플러스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도 큰 틀에서 보면 긍정적인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태도지수와 광공업생산지수가 기준치를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점차 호전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중점인 수출의 경우는 증가 추세로 회복할 것으로 보이나, 제이-커브(J-Curve) 효과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도 예상된다.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를 분석해보면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최근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면서 급락했다. 이번 핵 협상 타결 전에도 대부분의 기관은 내년 유가가 배럴당 평균 10달러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 상황에서 핵 협상 타결이라는 이슈가 불거지면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초반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IMF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올해 2.9%에서 내년 3.6%로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의 성장률이 1.2%에서 2.0%로 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평균 성장률인 2%대 초중반으로 회복될 것으로 점쳐졌다. 일본은 1.0%로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는데 소비세 이슈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신흥국 경제성장률은 4.5%에서 5.1%로 올라설 것으로 예측됐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1분기 1.5%, 2분기 2.3%, 3분기 3.3%를 각각 기록했다. 기여도를 살펴보면 수출의 비중이 컸다. 이어 민간 소비와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기 동행지수와 선행지수를 살펴보면 특히 선행지수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실물 부문을 보면 민간소비 증감률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심리지수의 개선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달엔 107~108포인트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설비투자 감소와 설비투자 조정압력의 둔화세가 유지되고 있다. 다만 대내외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비투자의 완만한 회복이 전망되고 있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내년 상반기 9.8%에서 하반기 3.9%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회복세라고 진단하기 위해서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10% 중반까지 상승해야 한다.

최근 건설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이를 두고 민간투자에 따른 증가냐, 일시적 반등이냐로 이견이 분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일시적인 반등으로 보고 있다. 정부 예산 발표에서 토목 SOC가 크게 늘어나지 않았고, 민간 주택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금융 부문에서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환율이다. 환율은 가격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1100원 수준으로 절상됐고, 환율 하락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내년 환율 전망을 살펴보면 절상 요인이 많다. 절상 요인인 경상수지 흑자 지속, 경제 펀더멘털의 호조, 엔화와의 동조성 회복,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은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절하 요인은 내년에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내년 한국 경제 전망을 종합해보면 경제 성장률은 3.8%로 평균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이 3% 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전망치의 편차가 적은 편이다. 경상수지는 490억 달러, 무역수지는 399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4%, 실업률은 3.1%로 점쳐진다. 원달러 환율은 107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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