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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온전선, 실적부진 계열사 지원 '딜레마' [전선업 리포트] 자본잠식 '위더스'·경영정상화 모색 '모보' 지원 총력

양정우 기자공개 2013-12-26 08:08:48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4일 08: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온전선이 계열사 위더스와 모보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두 계열사를 지원하는 데 자금력을 쏟아 붓고 있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더스는 현재까지 모회사 가온전선으로부터 총 54억 원의 자금을 차입 받았다. 지난 2011년 말 유상 증자를 통해 자금 지원을 받은 후에도, 수 차례에 걸쳐 모회사에게 손을 벌리며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가온전선의 지원에도 위더스의 실적 부진은 여전하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2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오히려 자본잠식의 골이 더 깊어졌다. 차입을 늘리면서 부채총계도 10억 원가량 늘어난 73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8억 원)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위더스는 조선·해양구조물·석유화학 설비 등에서 유·기체류를 운송할 때 사용하는 각종 배관자재와 관이음쇠를 생산하고 있다. 가온전선 관계자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에 대해 "위더스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국내 경기가 위축되고 전방 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모보도 가온전선에 부담만 주는 계열이기는 마찬가지다.

모보는 지난해 가온전선이 LS전선과 공동으로 인수한 중·저압 케이블 생산업체다. 전력 케이블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인수를 결정했다. 이후 가온전선은 지난 8월 LS전선 지분 전량(54.2%)을 80억 원에 매입해 현재 최대주주(지분율 90.4%) 자리에 올라섰다.

인수 후 모보에 대한 자금 지원도 수차례 이어졌다. 법정관리에 있던 모보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모보의 유상증자에 LS전선과 가온전선이 각각 69억 원, 46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모보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양사는 110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내부거래를 통한 지원도 파격적이다. 올해 1~3분기 모보의 가온전선(119억 원)과 LS전선(601억 원)에 대한 매출 규모는 72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02억 원)보다 256% 증가했다. 모보의 1~3분기 매출액(759억 원)의 94.9%에 달한다. 내부거래를 통해 영업이익 흑자전환(12억 원)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계열사의 부진 속에서 가온전선 자체의 손익도 움츠러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온전선은 별도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670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7990억 원보다 16% 줄어든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128억 원으로 같은 기간 36.9% 감소했다.

가온전선의 손익 부진은 LS전선과의 중복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중·저압 전력선과 절연선에 주력해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전력망 구축이 대부분 완료된 상황에서 기존 전선의 유지 보수와 대체 수요로만 사업을 유지한 것이 낮은 성장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동남아·중동 등 신흥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가온전선은 LS일가가 최대주주(구자홍 LS미래원 회장외 17인의 지분율 37.62%)다.

가온전선 관계자는 "올해 실적이 다소 위축됐지만 전선 업황을 고려해서 세운 내부 목표는 달성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특히 가온전선의 제품이 건설 경기에 민감한데 올해 국내 업체의 해외 EPC 사업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열사 부진도 모보의 경우는 체질 개선을 통해 실적이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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