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 키워드 '객실'보다 '면세점' [Credit Outlook]출입국자수·면세점 시장구조가 변수…해외진출·리모델링 등 투자부담 여전
한희연 기자공개 2014-01-02 08:15:54
이 기사는 2013년 12월 26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호텔업종의 키워드는 객실보다는 면세점 사업 성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특급호텔의 경우 최근 일본인 관광객 감소로 줄어든 수익을 면세점 사업으로 보전하고 있는 상황이다.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관광객 추이가 계속될 경우 전반적인 수익성 제고 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대부분 특급호텔이 대기업 계열이며, 안정적인 사업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등급 변동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2014년에도 아웃바운드 수요의 점진적인 증가세, 중국인 관광객의 질적 제고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감소세 보완 등의 추세가 예상돼 주요 호텔업체들 실적의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호텔과 면세점 부문의 과점적이고 안정적인 경쟁구도가 고착화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14년에도 외부환경 요인이나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에 따르는 신용등급의 변동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 빠르게 성장하는 면세점, 특급호텔 매출성장 견인…사업권 획득·신규진출 기업 등 변수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호텔롯데, 부산롯데호텔, 호텔신라, 파르나스호텔, 신세계조선호텔에, NICE신용평가는 신세계조선호텔과 파르나스호텔에 대한 유효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특급호텔로 구분되며, 이들 다섯 곳 중 네 곳이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재 국내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롯데면세점)와 호텔신라(신라면세점)이 거의 양분하고 있으며 신세계조선호텔이 신세계면세점을, SK네트웍스가 워커힐면세점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면세점 시장은 2008년 3조 1000억 원에서 2012년 6조 3000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전 세계 면세점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면세점 운영 호텔기업의 경우 면세점 부문 호조가 전체 매출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출국자수 동향과 외부 환경요인 변화는 면세점업을 영위하는 기업의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텔 및 면세점 사업의 경우 환율변동, 국내외 경기 등에 따른 내외국인 출입국자수 동향이 수요변화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008년 하반기 이후 환율급등, 소비심리 위축, 신종플루 발발 등의 영향으로 내국인 출국자수가 급격히 감소해 인천공항 면세점부문의 영업실적이 저하됐다. 하지만 환율상승에 따르는 외국인 대상 가격경쟁력 제고로 외래입국자수가 크게 증가해 도심지역 호텔 객실과 시내면세점은 큰 폭의 매출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내국인 대상 매출비중이 높은 인천공항면세점의 경우 연간 2000억 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임차료가 고정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높은 영업레버리지를 부담하는 편이다. 각종 외부 환경요인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수 동향은 공항면세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호텔업체에 대한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으로 지적됐다.
공항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의 경우 일정한 주기로 사업권 획득 이슈가 있어 이 또한 사업성 지속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기업평가는 "2013년 한국관광공사의 사업권 만료시기에 진행된 인천공항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조선호텔 등 대기업 참여가 제한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사업자 선정에 따른 업계 경쟁구도의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 계약이 만료되는 호텔롯데, 호텔신라 역시 대기업 계열집단에 소속되어 있어 향후 공항면세점 사업권 선정·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내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 그룹의 부상도 주목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산 파라다이스 면세점을 인수한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유통부문과 조선호텔을 연계하여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이 내재돼 있어 시내면세점 사업에 있어서도 중장기적인 업계 경쟁구도의 변화가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며 "공항면세점 사업권 유지 여부, 취급가능 품목, 사업장 위치, 신규 면세점 사업자의 사업확장 여부 등은 업계 경쟁구도와 영업실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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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진출·리노베이션 등 투자부담 있지만 등급에 영향 미미
호텔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초기 시설투자자금과 자본적 지출규모가 큰 편이라 총자산회전율이 낮다. 또 대규모 투자에 따른 차입부담으로 영업이익/금융비용 및 EBITDA/금융비용 배수도 전체 산업 평균보다 낮다는 설명이다.
NICE신용평가는 "신규호텔 개관까지 부채비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영업이 정상화 되면 부채비율이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특성을 보인다"며 "또 도심지에 위치한 호텔의 경우 부지매입 후 장기간의 토지보유에 따른 지가 상승으로 회계상 대규모 재평가차익을 인식하며 비교적 낮은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1급호텔의 경우 매출채권 회수기간이 매우 짧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로 대부분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재고자산 부담도 경미해 전반적인 운전자금 부담이 다른 산업보다는 낮다. 하지만 원활한 현금흐름에도 주기적인 리노베이션 등 영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시설관련 투자부담이 높아 잉여형금창출력을 제약하고 있다.
세부 기업별로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외래입국자수의 구조적인 증가세에 따른 수요기반 강화와 공항면세점의 주 고객층인 내국인 출국자수 회복세 등 전반적인 대외환경 개선으로 이익창출력은 더욱 제고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경우 국내 및 해외사업 확장과 관련해 2014년에도 약 5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가 예정되어 있는 등 자금소요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재무안정성 지표는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전망"이라면서도 "우수한 현금창출력과 양질의 자산가치에 기반한 재무안정성 등을 감안하면 관련 부담이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호텔신라는 2013년 서울호텔 리모델링으로 1월~6월간 객실영업이 중단됨에 따른 호텔부문의 한시적인 외형축소 및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면세점사업의 견조한 이익창출에 힘입어 전체 EBITDA 마진은 전년 동기대비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국내 입국객 증가 추세 및 리모델링 이후 객실요금 인상에 따른 객실당 매출액 증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견조한 영업실적 및 안정된 재무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파르나스호텔의 경우 호텔사업만을 영위하고 있어 최근의 구조적인 인바운드 증가세가 직접적인 실적개선을 견인하고 있다. 우수한 영업효율성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잉여자금을 창출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2013년 이후 약 4년에 걸쳐 삼성동 소재 호텔 신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재무상태의 변화 추이와 투자 이후의 수익력 강화여부 및 자산가치의 변화 등이 중장기적인 모니터링 요인으로 지적됐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서울과 부산에 소재한 특1급호텔 운영사업이 주 수익원이었지만 2012년 파라다이스 면세점 인수 이후 2013년 김해국제공항 면세사업자로 선정되어 신규 출점을 하는 등 면세사업 규모를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사업확장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면세점 사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자금소요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하지만 우호적인 영업환경에 기반한 영업현금창출력 제고, 외식사업 철수 및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구조 개선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원활한 현금흐름을 통해 점진적인 차입금 감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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