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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피에프, 3년만에 스페인 법인 청산 검토 주요 매출처간 협상 난항..베어링 사업 축소 우려

김세연 기자공개 2014-01-13 09:15:47

이 기사는 2014년 01월 08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조제품 제조업체 케이피에프(KPF)가 유럽 지역 향 생산거점인 스페인 공장 정리를 검토중이다. 현지 법인의 부진이 이어지는데다 향후에도 영업손실 개선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11년 인수 이후 꼭 3년 만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PF는 최근 실적 부진을 이유로 스페인 현지 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스웨덴 SKF와 진행중인 주요 부품의 생산 단가인상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기대했던 손실 보전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KPF의 스페인 공장은 자동차용 베어링부품 생산기지로 지난 2011년 1월 글로벌 베어링 제조업체 SKF 스페인 법인으로부터 210만 유로(31억 원)에 인수했다. 연간 생산 규모는 3만 톤에 달하지만 공장 가동률이 50%를 겨우 상회하는 수준에 그치며 지난해 3분기까지 1만 4000톤을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유럽 현지의 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 경비 확대 등으로 정상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스페인 법인은 인수 직후인 2011년 매출 352억 원, 당기순이익 2억 원을 시현했다. 하지만 1년 뒤 19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이후 매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KPF스페인법인 실적추이

주요 매출처와의 단가 인하 협상도 난항을 겪으며 공장 매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KPF는 스페인 공장 인수 직후 SKF의 한국과 스페인 공장에 대한 부품 공급계약을 2014년까지로 연장했다. 계약 규모는 656억여 원으로 전년 매출액 대비 55.8%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에도 글로벌 3대 베어링 업체인 일본 NSK와 연간 500만 유로 규모의 1세대 허브·기어용 베어링 장기 공급계약도 체결하며 베어링 사업부문의 실적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최근 SKF, NSK 등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이후 공급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

KPF는 이미 지난해 SKF측에 단가 인상 등이나 영업적자 보전 방안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지속적인 운영이 어렵다는 뜻을 전달한 바 있다. 최악의 경우, 올해 납품분을 끝으로 공장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KPF는 SKF와의 단가 인상 협의에서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던 NSK와 진행하던 신규 사업 역시 스페인 법인에 대한 설비 확대가 무산됨에 따라 계약 자체가 해지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가 5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주요 매출처간 계약이행도 어려운 현실"이라며 "지속적인 부실이 이어지고 있는 스페인 법인을 정리하는 것이 최선의 해법으로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 시점은 올해까지 계약된 SKF의 물량 납품을 마친 이후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도 "스페인 법인의 실적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SKF 측과 다각적인 해법을 검토중인 것은 사실"이라며 "생산 중단 리스크를 감안해 양측간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지만 최악의 경우 매각에 나설 수는 것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KPF로서는 베어링 사업을 주도하던 스페인 법인의 정리와 함께 아직까지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중국 법인의 부진마저 이어진다면 최악의 경우,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던 베어링 사업에서의 철수도 불가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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