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1월 28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용 와이퍼 생산업체 캐프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 반환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캐프는 지난 2009년 키코(KIKO)와 스노우볼(Snow ball) 등 외환 파생상품에 투자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 은행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고등법원 제12 민사부는 최근 캐프의 파생상품 소송에 대해 일부 승소를 선고하고 "우리은행에게 62억 원의 현금 지급과 204억 원의 잔여 파생상품 결제를 청산한 것으로 한다"고 판결했다.

캐프는 지난 2007년 수출이 늘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외환 파생상품인 키코와 스노우볼 계약을 체결,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큰 손실이 봤다. 이로인해 2009년 우리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 그동안 지급한 손실 비용만 700억 원이며 남아있는 결제금액도 204억 원에 달한다.

캐프 관계자는 "파생상품 손실로 인한 금융 비용과 운전자금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는 판결"이라며 "파생상품에 대한 부담만 사라져도 경영은 더욱 효율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송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이 대법원 항고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급명령을 받은 62억 원도 법원에 공탁을 맡길 계획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파생상품관련 소송은 상황에 따라 판결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며 "2심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봤다고 해도 대법원에서 다른 판결을 내릴 수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