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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車특수강 하공정 진출 배경은? 현대기아차 원가 절감 밑그림… '원재료 생산→가공' 수직계열화 목적

강철 기자/ 김장환 기자공개 2014-02-17 08:20:39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특수강 하공정 사업 투자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특수강 공장 설립 발표 때부터 현대·기아차의 원가 절감이라는 큰 그림 아래 '원재료 생산 - 제품 가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상했을 것이란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특수강 가공(하공정) 사업 투자를 결정하고, 이 사업을 영위할 그룹 계열사를 선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냉연강판 계열사인 현대비앤지스틸이 유력한 가운데 지난해 냉연 사업부를 떼낸 현대하이스코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월 특수강 사업 진출을 발표할 당시 상공정 제품인 특수강봉강 생산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중소 가공업체들이 원재료 공급선을 다변화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제철이 애초부터 특수강봉강 생산에서 가공까지 이어지는 그림을 그려놓고 사업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현대제철 → 현대하이스코 → 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자동차용 철강재 수직 계열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같은 수직 계열화의 궁극적인 목적은 현대·기아차의 원가 절감이다. 현대·기아차는 2007년부터 비상경영 프로그램인 TCI(Technical Cost Innovation)를 가동하고 매년 국내 생산 물량을 줄이는 등 원가 절감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로부터 CHQ와이어, 필드바(Peeled Bar) 등 최종 제품 직전 단계의 가공까지만 제공받아도 전체적인 원가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기아차는 오래 전부터 실질적인 원재료 조달처인 중소 2·3차 가공업체에 납품단가 인하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체들의 반발로 협상이 여의치 않자 결국 하공정을 포함하는 특수강 사업 투자를 결정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다만 하공정의 규모가 영세한 점을 감안해 직접 사업에 뛰어들기보다는 계열사를 통한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이 100% 지분을 가진 현대머티리얼이 최근 중국 자동차 부품업체인 '두선정밀부건'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하공정 사업 진출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수강업계 관계자는 "봉형강 및 선재 가공업은 평균 영업이익이 2~3% 정도에 불과한 중소기업 영위 업종이기 때문에 현대제철이 직접 다루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특수강 가공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현대제철의 시장 진출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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