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투자, 새로운 시대 개막중" [대표펀드매니저 열전]김명기 인터베스트 전무"글로벨 제약산업 슈퍼스타 발굴"
김세연 기자공개 2014-02-18 09:42:25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6: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바이오 분야는 최고의 투자 대상이자 기피 대상으로 꼽힌다.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황금알을 낳는 최고의 선택으로 평가받을 수 있지만,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낮은 성공 확률 속에 자칫 끝없는 수렁에 빠질 수 있는 투자의 늪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국내 벤처캐피탈업계에는 이처럼 성공 가능성이 낮은 바이오 업종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몇 몇 마이다스의 손이 존재한다.
김명기 인터베스트 전무는 국내 바이오벤처투자 1세대로 시장을 선도하는 매니저로 꼽히고 있다. 그는 국내 투자업계로의 전문인력 유입 붐이 일어나던 2000년대 초반 TG벤처를 통해 벤처캐피탈 업계에 뛰어들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주목받는 바이오 투자 네비게이터로 바이오 산업의 새로운 시대 개막과 도약을 이끌고 있다.
◇상전벽해, 바이오 투자의 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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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연구소 자리를 떠나 생소하고 험난한 투자업계에 뛰어든 속사정은 뭘까? 김 전무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무한한 관심에서 답을 제시했다.
김 전무는 "바이오산업이라는 개념을 시장이 제대로 인식한 것은 10년도 채 못 될 정도로 입문 당시에는 시장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업계에 뛰어든 대부분 1 세대들은 한 번 산업을 키워보자는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입문 당시 일부에서는 '선각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미쳤다'는 반응 일색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생물학 하면 단순히 외우고 분류하는 학문일 것이라는 선입관에 갇혀있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실제 모든 학문과 산업중 가장 빠른 발전 속도를 보이는 바이오산업 성장세는 투자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김 전무는 연구원 출신으로 자칫 부족할 수 있는 각종 투자관련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방송통신대학에 입학하며 투자관련 지식 쌓기에 노력을 기울여왔다. 심지어 관련 분야 실무를 담당하는 지인들을 일일이 쫓아 다니며 자문을 하는 등 올바른 투자판단의 기반을 쌓는 노력을 통해 투자 네비게이터로서 자양분을 키웠다.
10여 년 동안 급박하게 변해 온 바이오산업과 투자 환경에 대해 김 전무는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고사성어를 꺼내 들었다.
김 전무는 "요즘에는 자금이 없어 투자를 못하는 환경이 아니지만 당시에는 투자규모도 한 회사당 2억~3억 원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시절이었다"며 "하나의 약을 개발할 경우, 3억 원이나 10억 원으로 어림없는 일이었지만, 당시 여력으로서는 그것도 최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중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 펀드 투자..제약업계 슈퍼스타 발굴
김 전무는 인터베스트로 자리를 옮긴 이후 생물학적 기반을 활용해 '테크로스'라는 선박 평형수(선박 운항시 무게중심을 유지하기 위해 배에 설치된 탱크에 채워넣는 바닷물) 처리장치 제조 업체에 투자했다. 생소한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는 해양수를 통한 외래생물체의 연안국 유입을 막기 위해 평형수내 생물체를 제거하는 장치로 최근 환경문제의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전공분야의 강점을 살려 대부분 투자자들이 존재 자체에 대해 인지하기도 어려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한 것이다.
선박 평형수 처리장치 분야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테크로스는 2010년 턴 어라운드 이후 2012년 7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0여 년간 매출 규모는 20배 가량 급성장했다. 2005년 조성된 바이오전문투자조합을 통해 테크로스 투자를 주도했던 김 전무는 이미 회수한 투자금을 포함해 2배 이상의 투자 실적을 달성했다. 테크로스는 전세계적 수요확대 움직임 속에 내년 상장이 기대되고 있어 인터베스트의 추가적인 수익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 전무가 대표펀드매니저를 맡은 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결성총액 1000억 원)는 국내 대형 제약사를 비롯해 중소형 제약사에 대한 투자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제약산업육성펀드는 국내 제약사의 기술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제약사 특화 펀드다. 지난해 9월 복지부의 출자금 200억 원에 정책금융공사, 민간 부분 투자를 통해 총 1000억 원 규모로 결성됐다.
김 전무는 "1000억 규모의 펀드 운용사 선정시기와 인터베스트가 관련 펀드를 만들려던 시기가 일치했다"며 "이전 제약업계 연구개발(R&D)에만 중점을 뒀던 보건복지부와 투자수익만을 목표로 하는 민간 투자가 결합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1.5% 수준에 불과한 국내 제약사들의 점유율을 최소 5%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는 평가다.
그는 "정책적 지원이 나오는 지금 단계가 제약산업의 투자 적기"라며 "이전 정보기술(IT)이 국내 산업 성장을 이끌었듯 확대되고 있는 새로운 생물산업을 통한 또 한번의 도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사와 비상장사를 포함해 해외 진출 역량을 갖춘 30여개 제약사에 대한 투자검토를 마무리해 최종 7개사에 투자할 것"이라며 "투자시기는 올해 상반기중 대부분 마무리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금회수(Exit) 구조와 관련, 그는 "일반적인 투자와 달리 이번 투자는 각각 파이프라인에 맞는 투자 대상과 엑시트 대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에 좀 더 긴 호흡의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케이스별로 해외 조인트벤처(JV)나 개별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등을 종합적으로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철학 '옥석 가리기'.."과감한 투자 정리·네트워크 구축이 VC자산"
바이오산업 투자 1세대로 꼽히는 김 전무의 투자척도는 명확하다. 제대로 된 투자의 옥석을 가릴 수 있느냐가 바로 그 것이다.
김 전무는 "모든 투자에서 마찬가지지만, 그동안 투자 업계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성공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 투자에서 비즈니스 모델 기술도 중요하지만, 기술과 제품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화 전략을 파악하느냐 못하느냐에 사업과 투자 성패가 달려있다"고 말했다.
신약개발의 경우 개발 이후 제품화까지 갈지, 라이센싱 구조를 택할지 등을 넘어서 어느 단계에서 어떤 대상에게 얼마의 가치로, 어떻게 엑시트 할 것인가를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단계적 성공의 확률을 자신할 수 있는 경험을 갖춘 인력도 중요한 투자의 요건으로 꼽았다.
그는 "국내에서 신약개발 개념이 처음 나왔던 2000년대 이후 신약을 개발하면 엄청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시장에 팽배했다"며 "10년이 지나 산업자체의 역량이 쌓인 지금에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논리적 접근을 통한 투자환경이 정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투자업계의 후배들을 위해 김 전무는 "좋은 심사를 하기 위해서는 가능성 없는 곳에 대한 투자를 얼마나 빨리, 잘 정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심사역 한 사람이 모든 산업과 투자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없기에 수 많은 투자처중 자신의 투자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에 적합하지 않는 투자처는 재빨리 배제하는 '선택과 집중'의 묘를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또 "투자를 위한 스크리닝을 위해 적절한 정보와 조언을 확보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의 마련에도 꾸준히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명기 인터베스트 전무 약력
△1967년 5월 25일 출생
△서울대학교 식품공학과 학사(1990년)
△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공학 석사(1992년)
△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공학 박사(1996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 및 연수과정(1996년 ~ 1996년)
△LG화학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1997년 ~ 2000년)
△TG벤처 선임심사역(2000년 ~ 2001년)
△한솔창업투자 책임심사역(2001년 ~ 2005년)
△서강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MBA (2005년 ~ 2007년)
△고려대학교 최고경영자과정(2010년)
△인터베스트 전무이사(2005년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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