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보이, 공시도 없이 공모채 발행 '논란' 회사측, 법정관리 중이라 공시 제외 설명…모회사 지급보증에도 '무보증채'
한희연 기자공개 2014-02-28 10:19:26
이 기사는 2014년 02월 26일 16: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톰보이가 첫 무보증 공모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발행 과정에서 투자와 관련된 어떠한 공시도 없어 진정한 공모채권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톰보이는 26일 300억 원 규모의 3년 만기 무보증 공모 회사채인 '톰보이 54'를 발행했다. 만기일은 2017년 2월 26일이며, 표면이율은 4.056%다. 주관사는 동부증권이다.
하지만 흔히 무보증 공모회사채 발행에서 행해지는 '투자설명서'나 '증권신고서', '증권발행실적보고서' 등 금융감독원 공시가 전혀 없었다.
톰보이 이름으로는 이번 발행에 관련한 어떤 공시도 나오지 않았다. 모 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름으로 '타인에 대한 채무보증결정' 공시가 지난 18일 나왔을 뿐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18일 "자회사인 ㈜톰보이 무보증 공모사채 300억 원에 대해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톰보이는 법정관리 중이고 이는 아직 종료가 되지 않았다"며 "파산법에 따른 특례를 적용받게 돼 증권신고 의무가 면제됐기 때문에 공시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 277조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의 적용 배제) 주식회사인 채무자 또는 신회사가 주식 또는 사채를 발행하는 때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19조(모집 또는 매출의 신고)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개정 2007.8.3>"고 되어 있다.
자본시장에서 공모사채로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법정관리 중인 회사의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증권신고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 측은 "이번 채권은 무보증 공모사채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급보증을 하는 형태"라며 "수요예측 결과 등은 공개할 수 없으나 좋은 조건으로 수요예측 등이 잘 이뤄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21일 진행된 톰보이 회사채의 수요예측에는 300억 원 발행 예정에 330억 원이 응찰했다고 알려졌다. 희망금리는 'A+회사채 민평금리+23~43bp' 수준으로, 결국 'A+회사채 민평금리+43bp' 수준에서 낙찰됐다는 후문이다. 따로 공시가 나오지 않자 수요예측의 결과에 대해서도 정해진 투자자가 들어온 것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채권 발행을 두고 두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다수의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절차를 통해 발행하는 회사채인데 법정관리 중이라고 해서 증권신고 의무를 면제시키는 게 맞느냐는 점이 첫 번째다.
또 하나는 증권사나 은행, 신보, 종금사, 보증보험 등 법으로 정해진 보증기관이 보증하지 않고 모회사 등이 보증한다고 이를 무보증채로 봐야 하느냐의 문제다.
채권시장 한 관계자는 "법 적용 여부를 떠나 사모도 아니고 공모채인데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라며 "아울러 대주주의 지급보증이 들어가더라도 법정 보증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무보증채로 본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자본시장법에 이런 예외조항들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작 이렇게 사례가 나오면 공모절차를 확실히 준수하려 노력하는 입장에서 허탈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톰보이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011년 신세계그룹 편입 이후 회사채를 발행한 것도 처음이다. 하지만 의미가 퇴색된 공모채로 발행되면서 톰보이도, 신세계인터내셔날도 회사채 시장에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이번 발행에 앞서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톰보이의 회사채에 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회사 사정과는 별개로 지급보증을 해 주기로 한 모회사의 잠정적인 지원을 근거로 높은 신용등급을 획득한 셈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급보증을 하기로 한 신세계인터내셔날에도 A+(안정적) 기업신용등급을 부여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