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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에 너무 무거운 '심사역 이탈 페널티' [thebell note]

이윤정 기자공개 2014-03-05 09:12: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03일 07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벤처투자업계는 심사역 대이동이 일어나고 있다. 새로운 자리를 찾아 떠나는 심사역이 있는가 하면 거취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단 퇴사 의사를 통보한 이도 있다. 특히 이번 인력 이동의 중심이 국내 벤처캐피탈 업계를 이끌고 있는 상위 하우스에서 투자를 지휘하는 시니어급 심사역들이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국내 벤처투자업계에서 인력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국민연금, 한국벤처투자, 정책금융공사 등 벤처투자 주요 출자자들은 위탁 운용사를 선정하고 관리하는데 있어 운용 인력과 관련한 항목을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핵심운용인력, 대표펀드 매니저란 타이틀을 통해 자사 펀드에 대한 구속력을 극대화시킨다. 다른 출자자의 펀드를 중복으로 운용하는 것을 최대한 제한하는 것은 물론 핵심 운용인력으로 포함된 심사역이나 대표펀드매니저인 심사역이 퇴사하면 해당 조합의 운용보수를 삭감하는 등 하우스에 페널티를 부과한다.

최근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로부터 출자 약정을 받은 A벤처캐피탈은 핵심운용인력으로 제안했던 심사역이 갑자기 퇴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조합이 결성되기 전에 벌어지긴 했지만 페널티는 피할 수 없었다. 출자금 삭감, 운용사의 부담 투자금 증액, 운용보수 조정 등 다양한 제재가 논의됐다. 그러면서 해당 벤처캐피탈의 연간 펀딩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다. 매칭을 염두에 두고 상당 기간 공을 들였던 다른 기관투자가의 위탁 운용 경합에 참여하지 못했다.

B벤처캐피탈도 시니어급 심사역 두명이 퇴사 의사를 전달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이들이 대표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던 조합의 출자자들과 대표펀드매니저 교체란 껄끄러운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벤처투자 출자 기관들은 하우스 보다 운용 인력이 조합 성과를 결정한다는 판단에서 인력 이탈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운용인력이 나가면 해당 하우스가 그 불이익을 고스란히 받게 된다. 출자기관들이 인력을 최우선으로 둔 것은 창투사에 대한 내부통제, 투자능력 등에 대한 신뢰가 매우 얕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처투자업력이 수십 년 간 쌓이면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 창출 기반을 인정받아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벤처캐피탈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벤처투자업계를 이끌고 있는 주요 창투사들은 투자처 발굴에 대한 자체 노하우를 보유하며 심사역간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 한 심사역이 나갔다고 해서 하우스의 투자 능력이 바로 타격을 받을 정도로 조직의 체질이 약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실 돈을 맡긴 입장에서 운용 조합 변동에 대한 부분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해당 하우스의 투자·펀딩을 크게 위축시키는 페널티 강도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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