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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수 바뀐 '차석용號' LG생건, 변화의 바람 부나 피인수 계열사 경쟁력 강화 포석?...'임원 인사 적체 해소용' 관측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4-03-24 10:45: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0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석용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부회장이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에서 전격 사임하며, 각 사업의 책임자를 대표이사에 앉혔다. 차 부회장은 그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한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직접 역임하며 왕성한 경영활동을 해 오던 인물이다. LG생건 경영 라인에 모종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건 아닌지, 그동안 지적돼 왔던 임원급 인사 적체의 해소 과정인지 관심이 쏠린다.

LG생건의 주주총회가 있던 지난 14일, 차석용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의 대표이사직 사임을 결정했다. 같은 날 차 부회장은 비상무이사를 겸임하고 있었던 해태음료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났다.

LG생건 관계자는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이 인수 이후 안정궤도에 오르자 책임경영을 하라는 취지"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의 대표이사에는 각각 정승화 코카콜라음료 사업부장과 배정태 LG생건 뷰티(Beauty) 사업부장이 선임됐다. 특히 정 대표는 코카콜라음료는 물론 해태음료의 공동대표, 한국음료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또한 해태음료의 이사에는 이형석 코카콜라음료 마케팅부문장이 선임됐다. 비록 비상무이사 자리지만 현재 코카콜라음료의 시스템을 해태음료에 이식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시점이라 각 사업의 전문성과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는다.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 모두 차 부회장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2005년 LG생건의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이사에 취임한 차 부회장은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인수하며 사업포트폴리오의 한계를 넓혔고, 2010년 더페이스샵과 해태음료를 각각 인수했다.

코카콜라음료와 더페이스샵은 LG생건에 편입된 이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적자에 시달리던 코카콜라음료는 인수 이듬해인 2008년 흑자로 전환됐다. 이후 상승세를 타며 음료사업 부문의 '형님' 노릇을 톡톡히 했고, 지난해 LG생건은 유상감자를 통해 1485억 원을 회수할 수 있었다. LG생건을 등에 업은 더페이스샵도 브랜드숍 시장에서 선전해왔다. 매년 10%이상씩 매출이 성장하던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오랫동안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던 미샤를 밀어내고 '브랜드숍' 정상에 올랐다.

차 부회장의 인수합병 DNA를 장착한 LG생건은 '화장품·생활용품·음료'의 매출 비중을 '4:3:3'으로 맞추며 성장에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이처럼 LG생건의 성장 동력이었던 차 부회장이 피인수 계열사의 대표이사에 전격 물러나며 내부의 변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LG생건은 크로스보더 딜을 통해 해외 사업 거점을 마련하며 사업을 확장하던 상황"이라며 "내수 사업은 책임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차 부회장은 해외 사업에서 또 다른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주총에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차 부회장의 발언과도 일맥 상통하는 대목이다.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으나 내수 사업 성장이 주춤해지자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차 부회장은 LG생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해외 기업을 물색하고 직접 스터디 하기 위해 일부 짐을 덜어냈다는 풀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차 부회장의 후임으로 각 사업의 '2인자'로 꼽히는 인물이 선임되자 회사 내부에 흘렀던 묘한 기류를 지적하기도 한다. 그간 차 부회장을 중심으로 전 사업부분이 집중됐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LG생건은 물론 피인수 계열사의 주요자리까지 차 부회장과 실행을 담당했던 CFO에게로 '인사' 집중도가 높아져 온 상황이다.

실제 차 부회장은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긴자스테파니, 에버라이프, 크린소울, 더페이스샵 싱가포르(TFS Singapore Private Limited)의 대표이사를 겸직해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커졌으나 그간 임원급 '인사' 정체가 심해지며 인사 불만이 적지 않았다"며 "이런 부분도 반영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이번기회에 정상궤도에 오른 사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주요 임직원에게 일임해, 인사 집중도를 해소하고 차 부회장의 DNA를 이어받을 차기 인재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라는 설명이다.

사임 당일 '시장 선도를 위해 기존 사업의 완성도를 한 단계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힌 차 부회장의 발언이 향후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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