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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경영분석] 잘나가던 한자신, NCR 하락 '경고음'⑥캐피탈·리츠 등 공격 확장 후유증…엠디엠에 수익 집중

길진홍 기자공개 2014-04-07 08:31:04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7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행사업 노하우와 금융을 접목해 개발과 마케팅, 신탁을 총망라한 부동산종합그룹을 만들겠다." 국내 디벨로퍼 1세대로 불리는 문주현 엠디엠 회장이 지난 2010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면서 한 말이다. 지분 인수를 둘러싼 세간의 우려에 대해 그는 "위기는 곧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자신 로고
그로부터 4년이 흘렀다. 문 회장의 도전은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시장 침체에도 불구 토지신탁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한국자산신탁의 대주주인 엠디엠 역시 ‘부동산신탁'이라는 금융의 토대 위에 개발사업 꽃을 활짝 피웠다. 최근에는 캐피탈사 설립에 이어 자산운용사 인수합병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등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잇따른 영토 확장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외부 투자를 늘리면서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이 급락했다. 수익 창출의 중요한 고리인 한국자산신탁의 위험 노출이 지속될 경우 부동산종합그룹을 향한 행보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입형 공략...시장점유율 2위 급등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자회사로 출발한 한국자산신탁은 업계의 '빅3'로 불리는 한국토지신탁, 대한토지신탁, KB부동신탁 등과 비교해 한 수 아래 취급을 받았다. 무리하게 수익을 늘리기보다는 담보신탁 중심의 안정적인 영업 전략에 치중한 결과다. 그러다 지난 2010년 엠디엠이 PEF를 통해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 참여를 본격화 하면서 지위가 확 달라진다. 수탁고 증가로 시장점유율(신탁보수 기준)이 2011년 이후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수익성이 높은 개발신탁을 강화한 게 주효했다.

신탁사 점유율 추이

엠디엠은 한국자산신탁 경영권을 가져온 뒤 차입형 토지신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한국자산신탁 인수 첫해인 2010년 차입형 신탁원본이 727억 원에 달했다. 지금은 규모가 3032억 원으로 불어났다. 주력 사업인 관리형 토지신탁도 해마다 늘었다. 수탁고가 2010년에 3조 4719억 원에 그쳤으나 2013년 5조 7420억 원으로 증가했다.

토지신탁의 증가는 신탁보수와 영업수익(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2010년 금융위기 여파로 신탁업계 전반 수익이 주춤한 사이 시장점유율이 올랐다. 2010년 신탁보수는 187억 원으로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에 이어 많았다. 2011년에는 신탁보수 규모가 KB부동산신탁을 웃돌았다.

영업이익도 영업수익을 기반으로 매년 증가 추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영업이익은 179억 원으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7% 늘었다. 순익도 128억 원에 달했다. 2013년 순익은 111억 원으로 한국토지신탁(509억 원), 코람코자신신탁(201억 원), 대한토지신탁(156억 원) 다음으로 많았다. 부동산침체와 규제 강화 등의 외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외형성장을 일구는 모습이다.

한자신 신탁원본 비중
(자료: 금융투자협회 공시)

◇'금융+시행' 시너지

MDM
한국자산신탁이 단기간 내 성장을 거듭한 데는 엠디엠의 도움이 컸다. 차입형과 관리형 등 사업 위험이 높은 토지신탁 비중을 늘리는 데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 엠디엠은 문 회장이 지분 95%를 보유한 회사다. 외환위기 이후 분당 트리폴리스를 시작으로 해운대구 센텀지구 등의 대형 사업장 시행업무를 수행했다. 개발사업에 남다른 안목과 경험이 작동하면 한국자산신탁의 성장을 견인했다.

최근에는 한국자산신탁이 엠디엠의 시행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2010년 엠디엠이 시행을 맡은 판교신도시 C1-2블록 주상복합을 시작으로 광교신도시 C5블록 주상복합, 서울 송파 문정 M-타워 등을 잇따라 수탁했다. 엠디엠과 한국자산산틱이 각각 개발이익과 신탁보수를 챙기는 구조다.

특히 엠디엠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 적용을 받는 부동산신탁사의 경우 대주주에 대한 자금대여 등 신용공여가 금지돼 있지만 한국자산신탁의 경우 신탁계정을 통해 우회 지원이 가능하다. 2012년 말 기준 엠디엠의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채무는 205억 원이다. 신탁계정대를 통해 차입형 신탁사업장에 자금이 나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자신 지분소유 현황
(자료: 감사보고서, 2012년 기준)

개발이익은 모두 엠디엠의 몫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자산신탁이 사업 위험과 자금지원 의무를 부담하고, 엠디엠이 개발이익을 향유하는 셈이다. 엠디엠이 수도권 공공택지 사업을 강화하면서 한국자산신탁 지원 규모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산신탁은 이에 대해 "차입형 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여금'은 사업 달성 목적의 사무 처리 비용으로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와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엠디엠-한자신 수행 사업장
(자료: 감사보고서)

◇영업용순자산 급감, NCR 337%…업계 최하위

한국자산신탁은 사업위험이 높은 개발신탁 참여가 늘면서 위험노출도 커졌다. 차입형과 토지신탁 비중이 커진 걸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다. 문제는 재무건전성 악화가 단기간 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사세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NCR이 급락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 2009년 NCR이 1000%를 넘을 정도로 튼실할 회사였다. 하지만 경영권 변동 후 2011년 791%, 2012년 436%, 2013년 337% 등으로 감소한다.

특히 2012년의 경우 NCR이 전년 대비 355%포인트 빠졌다. 이는 카이트캐피탈 투자지분 취득에 따른 것이다. 그해 4월 400억 원을 들여 카이트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영업용순자본이 감소가 일어났다. 카이트캐피탈의 경우 340억 원의 여신을 운용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수신기반이 없는 여신전문회사로 중장기간 한국자산신탁의 재무건전성을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3년의 경우 선급금이 늘면서 영업용순자본이 줄었다. 리츠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금 선투입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따라 NCR은 업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상반기 투자금 회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사업 위험이 큰 개발신탁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상태에서 자본적정성이 이전 모습을 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국자산신탁 관계자는 "리츠 설립을 위한 선급금은 오는 4월 전액 회수할 예정"이라며 "차입형 토지신탁 진출이 NCR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자신 NCR추이
(자료: 금융투자협회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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