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3월 31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 인수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철강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을 견제하는 동시에 컬러강판 부분의 경쟁력 강화를 모색할 것이란게 업계의 관측이다.포스코는 지난 28일 산업은행과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에 관한 비밀유지약정을 맺었다. 향후 약 3주 간의 실사를 통해 구체적인 자산 가치와 시너지 효과 등을 면밀하게 검토한 후 최종 인수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중국 철강업체로부터의 국내 시장 보호 △컬러강판 부문의 경쟁력 강화라는 확고한 목적을 토대로 동부인천스틸 인수를 위한 치밀한 작업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동부인천스틸 인수에 관심을 표명한 중국 철강업체로 바오산철강, 안산철강, 수도강철 등이 거론된다. 이 중 중국 최대 철강사인 바오산철강은 지난해 11월 동부인천스틸이 매물로 나왔을 때부터 가장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바오산철강은 2012년 한국GM의 1차 협력업체인 지엔에스와 강판 가공센터를 설립하는 등 국내 철강시장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0년부터 동부제철과 열연강판 공급과 기술이전에 관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동부인천스틸 인수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철강업체의 국내 시장 진출은 포스코에게 껄끄러운 이슈다. 가뜩이나 현대제철의 공격적인 증설로 국내 열연강판 공급자로서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까지 가세할 경우 시장점유율의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포스코는 해외 철강사의 국내 시장 진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방어에 나섰다. 일례로 지난해 중국 판화그룹이 2억 달러를 투자해 포항시에 복합 철강단지를 조성하겠다고 했을 때 관계 당국에 지속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고, 결국 판화그룹의 투자 유치 철회를 이끌어 냈다.
이번 동부인천스틸 인수도 포스코의 '국내 시장점유율 보호'와 함께 산업은행의 '국부유출 방지'라는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져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컬러강판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점도 중요한 유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컬러강판 시장의 점유율은 유니온스틸(24~25%), 동부인천스틸(20~22%), 포스코강판(16~17%) 수준이다. 인수가 이뤄질 경우 시장점유율을 40% 가까이 끌어올리며 단숨에 업계 1위의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신사업으로 추진한 LED 사업(MCCL 제조)의 실패 여파로 장기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포스코강판의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도 모색할 수 있다. 포스코강판은 2011년 247억 원, 2012년 474억 원, 지난해 52억 원의 순손실이 발생하는 등 3년째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동부인천스틸은 매년 1조 원의 매출액과 700억~8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성사될 경우 컬러강판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고, 포스코 입장에서도 열연강판 판매처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며 "포스코강판이 이미 컬러강판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동부인천스틸의 인수가 큰 시너지가 없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인수를 결정한 상황에서 인수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협상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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