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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I-제일모직 합병, 세금이슈도 국민연금 손에 합병법인 지분 50% 이상 매각하면 비적격합병‥합병 법인세 즉시 물어야

이동훈 기자공개 2014-04-14 07:0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0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오는 7월 합병을 앞두고 국민연금의 합병 동의라는 산을 남겨놓았다.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막상 국민연금이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에 동의해도 적격합병 이슈라는 문제가 남는다. 제일모직의 지배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법인으로부터 받게될 지분의 50% 이상을 3년 이내에 매각할 경우 적격합병 요건에 위배돼 삼성SDI는 합병시 발생하는 법인세를 물게 된다.

합병을 진행할 때 일반적으로 △사업목적 △지분의 연속성 △사업의 계속성 등 세 가지의 요건을 충족시키면 적격합병이 인정된다. 이럴 경우 피합병 법인의 자산 취득 등으로 발생하는 법인세가 이연된다.

적격합병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삼성SDI는 합병등기일로부터 소급하여 1년 이상 휴업 등 사업을 중단한 바 없이 법인등기부상의 목적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또, 합병대가 중 합병법인주식의 가액이 80% 이상이어야 하고 세법이 정하는 지배주주는 합병신주를 일정기간동안 계속 보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합병등기일이 속하는 사업연도의 종료일까지 제일모직으로부터 승계받은 사업을 계속 영위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다.

위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하더라도 제일모직의 지배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SDI로부터 받을 합병법인 주식 중 50% 이상을 합병 후 3년 내에 매각할 경우 삼성SDI는 이연된 법인세를 물게 된다. 법인세법 80조의2 제5항에 따르면 피합병법인의 지배주주가 합병법인으로부터 받은 주식을 처분하는 경우 적격합병 요건에 위배된다

현재 제일모직의 최대주주는 삼성그룹이 아닌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 10.09%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삼성카드,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 등이 보유한 지분 7.14%를 상회한다.

삼성SDI 입장에서는 국민연금이 합병 이후 일정 기간동안 지분을 유지해주길 바라겠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국민연금이 삼성SDI의 입장을 고려해서 합병법인의 주식가격 변동이 있음에도 매각을 유보할 이유가 없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적격합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배주주를 국민연금에서 삼성계열사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합병 전에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을 매각하고, 삼성카드, 삼성복지재단, 삼성문화재단, 삼성생명 등의 삼성그룹 계열사가 제일모직 지분을 사들이는 것이다.

공교롭게 국민연금은 지난달 31일 제일모직 주식 80만9318주(1.54%)를 장내 매도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과의 격차가 줄어들게 됐다. 합병일자인 7월까지 지배주주가 교체되면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적격합병에서 국민연금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삼성SDI의 바람대로 제일모직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도할 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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