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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SDI, '4조 일감'이 안전판 역할 삼성전자향 부품-소재 일감 확보..안정적 신사업 추진 포석

박창현 기자공개 2014-04-02 08:24:56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합병 삼성SDI의 탄생으로 소재와 전자 부품 사업이 일원화되면서 삼성그룹의 전자 부문 수직 계열화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2조 원에 달하는 내부 일감이 확보된 만큼 삼성SDI 입장에서는 자동차용 배터리 등 신수종 사업 확장에 더욱 힘을 쏟을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모직을 흡수합병하게 된 통합 삼성SDI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그룹 계열사 거래를 통해 약 4조 원의 내부 일감을 제공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자 사업 밸류 체인 과정에서 소재와 부품이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삼성sDI 제일모직 내부거래

삼성SDI의 최대 고객사는 삼성전자다. 리튬이온 2차 전지와 PDP 모듈 등을 삼성전자 및 그 종속기업에 납품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5조 164억 원 가운데 52.29%에 해당하는 2조 6230억 원을 내부 일감을 통해 벌어들였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 미국 계열사인 '삼성 인터내셔널(Samsung International)'로부터 가장 많은 5377억 원어치의 일감을 받았고, 뒤를 이어 삼성전자 베트남 계열사가 4547억 원의 일감을 제공했다. 삼성전자 본사와도 2422억 원 규모의 매출 거래를 성사시켰다.

제일모직 역시 전자재료 제품을 계열사에 공급하고 있다. 전자재료 사업부문은 제일모직의 핵심 사업부서다. 매출 비중은 36.5%(1조 6312억 원)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86%(1648억 원)가량을 전자재료 사업부문이 책임지고 있다.

알토란 같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전자재료 사업부문의 경우, 계열사 매출 비중이 높다. 전체 사업 매출 1조 6122억 원 가운데 전기·전자 계열사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삼성디스플레이향 매출 비중이 34%로 가장 높고, 삼성전자(20%)와 삼성SDI(6%)가 그 뒤를 잇고 있다. IT 계열사들이 안정적인 판매처 역할을 해주는 덕택에 1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케미칼 사업 관련 내부 일감까지 포함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는 각각 4878억 원, 3298억 원어치의 일감을 지난해 제일모직에 제공했다. 패션 부문을 삼성에버랜드에 넘긴 영업 양수도 거래를 제외하더라도 지난해 내부일감 규모가 1조 3186억 원이 넘는다.

삼성SDI와 제일모직은 IT계열사에 납품하는 제품이 전혀 다르다. 삼성SDI는 PDP모듈과 2차 전지 등 부품이, 제일모직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가 주요 판매 품목이다. 따라서 합병 후에도 계열사간 내부 거래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재와 부품 납품 거래를 통합 삼성SDI가 모두 맡게 되면서 4조 원 규모의 내부 일감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보다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됨에 따라 삼성SDI는 신규 먹거리 확보에 보다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합병을 통해 초일류 소재·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자동차 배터리(삼성SDI)와 분리막, OLED 재료, 자동차 외장재용 합성수지(제일모직) 등 신성장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업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수 조 원에 달하는 내부 일감은 든든한 재무 및 실적 안전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대투증권 남대종 연구원은 "소재사업 특성상 제일모직과 삼성SDI가 합병 후 단기간 내 시너지를 창출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삼성SDI가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전자재료 사업부 등을 확보하게 되면서 사업 안정성이 강화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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