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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뚝심' [thebell note]

김선규 기자공개 2014-06-09 09:12: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30일 08: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사들의 '신약 부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약가인하로 인한 수익성 둔화로 제약사들의 전반적인 신약개발 의지가 후퇴한 상황이다.

문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제약사들도 신약개발 의지가 없다는 점이다. 다국적 제약사로부터 도입품목을 적극 유치한다면 손쉽게 외형성장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회사의 완제품을 팔다 보니 높은 로열티와 기술료 등 다양한 비용이 수반돼 수익성 둔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신세가 됐다.

이런 와중에 성장과 신약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기업이 있다.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증권가에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제약사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10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개량신약에서부터 항암제까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임상을 통해 다양한 신약을 개발해 시장을 개척해 왔다"며 "덕분에 약가인하 이후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9%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도 다른 제약사들처럼 도입품목 확대와 제네릭(복제약)생산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몸집을 키운 이후 한미약품의 행보는 달랐다.

2009년 한미약품 연구소는 제네릭을 연구하는 부서를 없애고 모든 부서가 '신약개발'이라는 키워드 아래 재편되기 시작했다. 신약개발은 대규모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지만 버티기만 하면 글로벌 제약사로 성장하는데 디딤돌이 될 것이란 자체 진단에서 출발한 것이다. 회사 재무팀에서도 10년간 투자를 감내하며 사업을 추진할 자금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후 매년 매출액 대비 20%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했고, 가장 많은 연구원을 충원해왔다.

아직 신약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복합신약인 아모잘탄의 경우 출시 4년 만에 연 매출 600억 원을 돌파했고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와 수출 계약을 통해 전 세계 51개국에 수출 중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도입품목 붐'에 편승해 상품 판매만 매달리는 일부 제약사와 비교된다"며 "저돌적인 추진력과 뚝심을 갖춘 한미약품을 다시 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제약업계는 단기성과와 외형확장에 치중하고 있다. 신약개발이라면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며 손을 놓거나 제약 이외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 재무에 심각한 부담을 줄 정도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제약사에게 신약개발을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당장 손해를 보다라도 제약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신약개발은 이뤄져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외부여건에 아랑곳 않고 신약개발에 투자 하는 한미약품은 보기 드문 사례다.

한미약품은 2020년까지 20개의 신약을 개발해 세계 20위권 제약사가 되겠다고 말한다. 2020년 만개할 '신약개발'의 성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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