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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동남아 귀금속 판매법인 '유명무실' 적자지속, 결손금 누적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

강철 기자공개 2014-06-09 10:15: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30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려아연이 동남아시아 귀금속 시장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태국 KZ-Pranda가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판매 거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2011년부터 KZ-Pranda에 대한 지분법 적용을 중지했다.

30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KZ-Pranda는 1분기 말 기준 부채총액이 자산총액을 상회하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지속된 적자로 누적 결손금이 크게 늘어난 결과다. KZ-Pranda는 고려아연에 편입된 1999년 이래 거의 매년 5억~6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고려아연은 1999년 주력 제품인 금은의 해외 판매 확대를 위해 LG금속(LS-Nikko동제련)이 가지고 있던 KZ-Pranda(당시 LG-Pranda) 지분 40%를 인수했다. LG금속은 1996년 태국 주얼리 업체인 Pranda와 함께 방콕에 40대 60 합자법인을 세웠으나 수익성 등의 문제로 지분을 고려아연에 넘겼다.

고려아연은 KZ-Pranda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귀금속 집산지인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판매를 확대하려 했다. KZ-Pranda가 고려아연으로부터 공급받은 금은을 태국 내 귀금속 가공업체에 판매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해외 귀금속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인도 및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KZ-Pranda는 영업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동남아시아 귀금속 시장이 주얼리가 주류다보니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고순도 금은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던 탓이다. 주얼리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스털링(Sterling) 제품의 순도가 92.5% 수준인데 반해 고려아연 금은의 순도는 99%가 넘는다.

비철금속 업계 관계자는 "주얼리 가공에 쓰이는 금이나 은은 높은 순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리싸이클링 과정에서 나오는 순도 90% 초반의 물량들이 주로 사용된다"며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수요자 입장에서는 고려아연이 생산하는 고순도 금은을 굳이 비싼 가격에 매입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2011년부터 KZ-Pranda에 대한 지분법 적용을 중지했다. 손실의 누적으로 지분의 장부금액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지 실질적인 판매법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지가 오래된 셈이다.

고려아연은 KZ-Pranda 지분 매각이나 법인 청산 등 향후 처리 방안에 대해 별다른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손실 규모가 크지 않고, 일본 미쓰비시를 비롯한 정밀 전자소재 업체에 공급하는 물량만으로도 충분하게 수급을 충당하고 있는 만큼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태국 판매법인이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당사 귀금속 판매의 주력은 일본이나 홍콩 등이기 때문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분 매각이나 청산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검토된 바가 없고 태국법인에 직원들도 상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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